성기호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새누리당 비주류가 꺼낸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카드에 친박(친박근혜)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여권이 사분오열하는 분위기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로 구심점을 잃은 집권여당의 분당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여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행보에 여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주류는 19일 회동을 통해 유승민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 전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 의원들은 자신의 제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분당'이 불가피하다는 최후 통첩을 보낸 상황이다. 이에 친박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당을 풍비박산 낼 수 있는 비대위원장을 받을 수 없다"며 비주류 측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조원진 의원도 20일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은 빨리 탈당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혀 이날 예정 된 비대위 구성 관련 의원총회가 분당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유 의원이 탈당을 결심할 경우 김 전 대표와 함께 신당을 만들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간 거취를 두고 두 의원이 미묘한 차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악의 경우 여권은 이재오 전 의원의 늘푸른한국당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김용태 의원의 신당, 김 전 대표의 신당, 유 의원의 신당, 친박 새누리당 등 최대 5개로 쪼개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여권의 분열이 가속화 되면서 관심은 대선 주자인 반 총장이 어떤 입장을 내놓느냐에 쏠리고 있다. 대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반 총장을 중심으로 정계 개편이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한국인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면서 대선 출마 관련 입장을 오는 20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16일 유엔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는 "한국에 새로운 형태의 포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한국 국민들은 올바른 지배구조가 완전히 결핍된 것에 대해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박에 대한 사실상의 결별 통보다. 친박의 '꽃가마'를 타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계획이 전면 수정되면서 여권의 어떤 세력과도 손을 잡을 수 있는 상황에 들어선 것이다. 비주류 측이 이미 한번 거부된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를 다시 꺼낸 이유도 반 총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끝까지 보수정당을 지키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최후에 어쩔 수 없이 분당을 했다는 '명분'을 가지면 반 총장과의 연합이 한결 쉬워지기 때문이다. 대선 국면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를 보유한 세력이 여권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반 총장을 향한 여권의 쟁탈전은 대선 직전까지 계속 될 전망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