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오르지 않는 日 물가, 젊은이들 탓?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돈 풀기를 통해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오를 기미가 없다. 이는 버는 돈에 비해 소비를 극도로 적게 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행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90년대 후반 이후 디플레이션 경제 하에서 자라온 20~30대 젊은이들의 소비 열기가 좀처럼 타오르지 않는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2014년까지 30세 미만 연령대 소비지출은 14.6% 감소했다. 30~39세의 경우 25.8%나 줄었다. 다른 연령대의 감소폭이 평균 12%임을 감안하면 평균보다 소비를 많이 줄인 것이다. 신문은 젊은이들이 수입 규모에 걸맞지 않게 소비를 적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플레이션 기간 동안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가처분소득이 감소한 가운데, 30세 미만 연령대는 오히려 가처분소득이 2% 증가했다. 젊은이들은 이 가처분소득을 소비로 돌리는 대신 저축을 늘리고 있다. 저축률이 같은 기간 15.7%에서 30.9%로 거의 두 배로 뛴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전 연령 평균저축률은 이 기간 5.8%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고령화시대,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저축률 상승의 원인이다. 시모다 유스케 일본종합연구소 부주임 연구원은 "(젊은이들은) 사회 보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미래에 대비해 돈을 모으자는 생각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도 적다. 노무라 증권에 따르면 29세 이하의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9%로 전 세대 평균(2.1%)에 비해 낮은 편이다. 소비에 소극적인 젊은이들의 성향은 결국 BOJ의 금융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BOJ는 "디플레이션이 오래 지속됐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과거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주요 물가지표인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5% 하락,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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