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악바리' 태권소녀 '버텼다, 그리고 이겼다'

김소희, 태권도 여자 49㎏급 금메달
세르비아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에 7-6 승
어려서부터 체구 작고 허약…악바리 경기스타일 생겨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김소희(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흥순 기자] 여자 태권도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가 우리 선수단의 금메달 갈증을 시원하게 날렸다. 김소희는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의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티야나 보그다노비치(18)를 7-6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우리 선수단 일곱 번째 금메달.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지난 13일 구본찬(23·현대제철)이 우승한 뒤 닷새 만에 애국가를 울렸다. 김소희는 자신보다 키(164㎝)가 8㎝나 큰 보그다노비치를 상대로 영리하게 경기했다. 긴 다리로 공격하는 상대의 발차기를 피하며 1회전에서 빠른 왼발 몸통차기로 2점, 2회전에서는 왼발로 머리 뒤를 가격해 3점을 따냈다. 3회전에서는 오른발과 왼발 몸통차기로 각각 1점을 보태 맹렬하게 따라붙은 보그다노바의 추격을 따돌렸다. 정광채 태권도 대표팀 코치(44)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김소희를 얼싸안았다. 남자 58㎏급에 나간 김태훈(22·동아대)이 동메달결정전에서 멕시코의 카를로스 루벤 나바로 발데스(20)에 7-5로 이겨 우리 대표팀은 태권도 첫 날 금메달 한 개와 동메달 한 개를 따냈다. 김소희는 '악바리'다. 위기 상황에서도 목표를 이뤄내는 근성이 이번 올림픽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19·태국)와 대결한 8강전에서 종료 4초를 남기고 2-4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으나 오른발 뒤꿈치로 상대 머리를 때려 단숨에 넉 점을 뽑고 승부를 뒤집었다. 야스미나 아지즈(25·프랑스)와의 4강전에서는 연장전 끝에 몸통 공격을 성공해 골든포인트(1-0 승)로 결승에 올랐다. 김소희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 몸이 약해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같은 체급에서도 키가 작아 남들보다 훨씬 많이 움직여야 했다. 악바리 같은 경기 스타일은 그렇게 시작됐다. 생애 첫 올림픽에 나가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으나 모두 이겨냈다. 김소희는 여고생 신분이던 2011년 경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대회를 앞두고 오른발 엄지발가락을 다치고, 16강전에서 왼손 약지가 부러졌으나 이를 극복하고 정상에 올랐다. 큰 무대에서는 줄곧 강했다.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같은 체급 2연속 우승을 했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기존 46㎏에서 49㎏으로 체급을 올렸다. 겨우내 강도 높은 체력 훈련에도 "올림픽에 처음 나가서 그런지 훈련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고 했다. 자신의 약점이나 경기 후 느낀 바를 휴대폰에 기록하는 꼼꼼함도 갖췄다. 박종만 대표팀 감독(56)은 "(김소희는)근성이 있고 빠른 발차기에 강하다"고 했다. 어머니 박현숙씨(51)는 김소희가 힘을 내는 원동력이다. 김소희는 "힘들 때마다 버팀목이 되어주셨다. 어머니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6081810550744856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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