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이정현호 출항] '새벽 1~2시라도 전화받으라' '심야·휴일에도 회의'

당무 개시일부터 '연중무휴' 강조'일하는 국회' 주장에 대응 수위 고심일각에선 "100일 넘길 수 있을까" 고민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10일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직무를 개시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입'이 화제다.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열의를 보이자, 당직자와 취재진 등 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고개숙여 인사하는 김재원 정무수석(오른쪽).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손을 내밀어 악수하고 있다.

◆"새벽 1, 2시에도 전화할 수 있다. 전화기는 밤새 켜놓으시라"= 이 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난을 들고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은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다짜고짜 전화기 얘기부터 꺼냈다. "제가 올빼미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듣는 상대방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국민 문제라면 대통령께 언제든 전화하겠다"면서 김 수석의 전화기를 늘 켜놓으라고 주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바쁜 일정 탓에 전화를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내가) 대통령과 13년을 정치 동반자로서 같이 일해왔다. 가장 많이 통화를 한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수석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런 일이라면) 직접 대통령께 전화하셔도 된다"고 응수했다. 시종일관 너털웃음으로 이어진 두 사람의 '이색 설전'은 김 수석이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인사하면서 종료됐다. 이 대표는 "우리를 대표해 대통령이라는 사람을 여당 내부에서 내세운 것"이라며 당청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축하난을 받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왼쪽). 오른쪽은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

◆"지금 당사에 심야에 불이 꺼진지 오래됐다. 조찬회의, 심야회의, 주말회의를 끊임없이 개최해 일하는 의원들의 모습을 보여주라"=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처음으로 주재한 최고위원 회의에서 '24시간 당무'를 강조해 참석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이는 예고된 사태였다. 그는 선출 전 합동연설회 때부터 "일요일에도 수시로 당사에서 회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일하는 당의 모습을 보여주라"는 요구에 당직자들은 어떻게 대응할지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취재진도 주말 최고위원회의 부활 등을 놓고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24시간 비상체제를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일각에선 이 대표의 '에너자이저'같은 행동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초반부터 너무 고삐를 죌 경우 이 대표는 물론 의원이나 당직자들도 쉽게 지칠 것이란 걱정 때문이다. 아울러 "너무 외적으로 보여주는데 치중해 자칫 내실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실 보좌관이나 당직자들은 신임 대표의 발언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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