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서울시민들 인문학책으로 힐링했다

서울도서관, 올 상반기 대출서적 분석…작년에 소설이 최다 대조적

▲서울도서관 (제공=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올 상반기 인문·자기계발 서적들이 많이 읽혔다. 불확실해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불안한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고 이와 더불어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14일 서울도서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곳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책 상위 10위권 도서 중 절반 이상(6권)이 인문 서적이었다. 그외 자기계발(2권), 사회학(1권), 만화(1권) 책이었다. 인문·자기계발 서적으로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채사장)', '미움 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 '책은 도끼다(박웅현)', '감정수업(강신주)', '피로사회(한병철)' 등이 많이 읽혔다.다만 이 기간 중 가장 많이 대출된 책은 허영만 작가의 '꼴(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었다. 만화 도서 '꼴'의 경우 재대출 건수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올해 인문·자기계발 도서가 대출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지난해까지 소설이 많이 대출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최다 대출 도서 목록을 살펴보면 1위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이었지만 '스노우맨(요 네스뵈)', '싸드(김진명)', '투명인간(성석제)', '7년 후 (기욤 뮈소) 등 소설이 상위권에 올랐고 인문 서적은 3권이었다. 2014년에도 상위 10위권 책 중 소설 4권, 만화 3권 등으로 인문 서적은 3권에 불과했다.임진희 서울도서관 정보서비스과 주무관은 "만화 도서는 쉽게 읽히기 때문에 대출 건수가 많을 수 있다"고 설명하며 "서울도서관은 이용자가 주로 일반 시민들이 많은데 청년실업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심리학적으로 쉽게 풀어낸 책이 많이 와 닿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인문학과 자기계발 도서 열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대인들의 위기의식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서이종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까지의 사회적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근본적인 질문을 갖게 된다"며 "지금의 관성적인 삶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지만 동시에 그만큼 현대인들이 삶의 방향을 잘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연수 호남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장은 "불안하고 불만족스러운 자기 삶을 성찰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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