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콘서트홀 8월18일 개관…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음향·접근성·화장실수 비교
코리안심포니 리허설(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롯데콘서트홀이 내달 18일 문을 연다. 1988년 예술의전당 음악당 개관 이후 28년 만에 서울 시내에 들어서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다. 미국 월트디즈니홀과 일본 산토리홀 음향을 설계한 도요타 야스히사가 음향 설계를 맡았다. 개관 공연을 위해 정명훈이 8개월 만에 서울시향 지휘봉을 잡는다. 이제껏 굵직한 해외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이나 스타 음악가들의 연주회는 예술의전당 음악당 콘서트홀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도 클래식 공연이 열리긴 하지만 다목적홀인 만큼 음향 측면에서 연주자와 관객이 만족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롯데콘서트홀은 예술의전당 음악당 콘서트홀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될 수밖에 없다. 관객에겐 기쁜 소식이다. 한층 더 풍성해진 클래식 시장에서 입맛에 맞는 공연을 고를 수 있게 됐다. 두 공연장을 비교해봤다.
롯데콘서트홀
◆소리=공연장은 '제2의 악기'다. 생김새나 자용한 재료 등이 소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악기 소리가 공연장 구석구석에 얼마나 풍부하고 또렷하게 전달되느냐가 중요하다. 롯데콘서트홀은 포도밭(빈야드ㆍvineyard)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객석은 2036석. 곡선 모양의 발코니가 무대와 객석을 가르고 천장이 다른 공연장보다 좁다. 소리를 반사할 수 있는 벽이 많아 잔향이 풍부하다. 소리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기준은 '잔향 시간'이다. 롯데콘서트홀의 잔향 시간은 만석 기준 2.5초다. 이는 세계적 클래식 공연장의 잔향 시간보다 긴 수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콘세르트 허바우는 2.0초, 미국 보스턴 심포니홀은 1.85초다. 다만 롯데콘서트홀은 가변음향 공연장으로 무대나 천장의 높낮이 등을 바꿈으로써 공연 장르에 맞게 잔향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지난 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을 찾았다. 이날 참석한 최은규(46) 음악평론가는 "풍성하면서도 성부별로 소리가 들려서 좋았다"며 "직접음과 반사음의 시간차가 적을수록 또렷이 들리는데 중간의 벽이 반사판 역할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울림이 좋다보니 공연장 한 가운데 같이 벽과 떨어진 객석에서는 연주가 뭉개지듯 들리기도 했다. 1부, 2부 좌석을 바꿔 앉아봤다. 1층 C블록 6열보다 2층 L블록 6열에서 더욱 또렷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황장원(44) 음악평론가는 "소리를 모아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예술의전당 음악당 콘서트홀은 작은 무대를 꼭지점으로 객석이 부채 모양으로 펼쳐진다. 객석수를 확보하기 쉽다. 콘서트홀은 2523석. 문성욱(44) 예술의전당 음악당 음향감독은 "부채꼴 형태는 옆 벽, 천장의 모양 등을 통해 반사음을 객석에 고르게 전달한다"고 했다. 잔향 시간은 2.1초로 세계적 클래식 공연장의 수준과 비슷하다. 다만 빈야드 모형의 공연장에 비해 무대와 객석 뒤쪽까지의 거리가 멀다. 뒷좌석 관객은 상대적으로 약한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접근성=클래식 공연은 대개 오후 8시에 시작된다. 평일에는 퇴근한 뒤 저녁을 먹고 가야 하니 접근성도 중요하다. 롯데콘서트홀은 잠실역과 연결돼 있다. 역이 워낙 넓어 콘서트홀이 있는 롯데월드몰을 찾기가 쉽지 않은 점이 흠이다. 지하주차장이 있지만 콘서트홀과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네 대 뿐이라 공연이 끝난 뒤 병목현상이 심하다. 예술의전당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남부터미널역. 공연장과는 마을버스로 두 정거장, 걸어서 15분 가까이 걸리는 거리다. 차가 없으면 불편하다. 음악당 전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다른 공연장에 비해 주차는 편하다. ◆편의시설=롯데콘서트홀의 화장실 칸은 모두 140개다. 남성용 6개소에 40개, 여성용 8개소에 100개다. 만석 기준으로 한 칸을 관객 14.5명이 사용한다. 예술의전당 음악당 콘서트홀의 화장실 칸은 모두 170개다. 남성용 8개소에 73개, 여성용 8개소에 97개다. 만석 기준으로 화장실 한 칸을 관객 14.8명이 사용한다. 공연이 겹치는 날에는 콘서트홀 관객과 IBK챔버홀(600석), 리사이틀홀(354석) 관객이 화장실을 함께 사용한다. 화장실 한 칸이 관객 20.5명을 수용하는 셈이다.임온유 기자 io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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