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투표]전자업계, 투표결과 주목…英 떠날까? 남을까?

전자업계 중 삼성전자만 영국에 구주총괄, 英 EU 탈퇴시 독일 등지로 이동 유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전자업계가 영국의 브렉시트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TV,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유럽 시장 비중이 높은 만큼 브렉시트 가결 여부에 따라 유럽 시장 대응 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 국민투표 출구조사 결과 EU 잔류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국내 전자업계가 영국 정부의 최종 발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할 경우 미치는 파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LG전자는 지난해 유럽지역대표본부를 영국 런던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이전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 대비책을 세운 것이다. 부품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의 유럽 총괄 법인 역시 뒤셀도르프에 있다.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역시 독일에 총괄조직을 두고 있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독일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 법인과 생산 법인을 설립했다. 이들 부품 계열사들은 주 공급처가 대부분 독일에 있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유리한 독일을 선택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영국 첼시에 구주총괄을 두고 있다. TV,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세트 사업에 있어 영국이 독일 보다 여러모로 투자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같은 영어권 국가인 만큼 미국 시장과의 연계를 위해서도 영국은 유럽 시장 공략의 중요한 교두보로 사용된 것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브렉시트를 우려해 구주총괄을 영국에서 독일, 네덜란드 등지로 옮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영국 시장에 잔류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 되면 그때 다시 고민하겠다는 것이 삼성전자 내부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국민투표 결과가 EU 잔류로 결정난다 해도 1~2년내 재조명될 것이라는 우려와 향후 영국이 EU와 별도로 독자적인 행보를 걸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만큼 영국에 대한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영국에는 비 EU 다국적기업의 유럽법인 절반 이상이 있다. 재계는 브렉시트가 현실화 되지 않더라도 상당수 기업이 독일, 네덜란드 등으로 유럽법인을 옮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브렉시트 여부와 관계없이 여전히 영국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EU 시장 공략의 관문으로서의 가치는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며 "독일 등지로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조직들의 대거 이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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