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인가제, 폐지되나

정부, 폐지법안·단말기 제조 겸업 효용 재추진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정부가 지난 19대 국회에서 폐기됐던 요금인가제 폐지법안을 재추진한다. 이동통신사가 통신기기 제조업을 겸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모두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이어서 20대 국회에서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정부는 14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달중 20대 국회에 재출될 계획이다.앞서 미래부는 지난 5월23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6월3일까지 의견을 수렴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했던 것과 동일한 내용이다.정부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기간통신사업자의 이용약관(요금) 인가제를 폐지하고 신고제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간통신사업자(시장 지배력 사업자)가 이용요금 등 이용약관을 변경할 때는 미래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SK텔레콤의 이동전화나 KT의 시내전화는 다른 기간통신사업자처럼 정부의 사전 인가를 거치지 않고 신고만으로 새로운 요금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다만, 요금 수준이나 이용 조건 등이 차별적이어서 이용자 이익이나 공정한 경쟁을 해칠 우려가 클 경우에는 15일 이내에 신고를 반려(유보신고제)할 수 있도록 했다.요금 인가제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과도한 요금 인상이나 낮은 요금제 출시를 막아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1991년 도입됐다. 하지만 요금인가제가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막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요금제가 복잡해지면서 정부가 일일이 규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하지만 이번에도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참여연대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참여연대는 "현재의 인가제도 요금을 인상할 때만 적용되고 SK텔레콤이 기존 요금을 인하할 때는 신고만 하면 된다"며 "현행 인가제는 통신자의 자율적인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한편, 이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그동안 사실상 금지해왔던 기간통신사업자가 통신 기기 제조 겸영을 허용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통신사업자들도 자유롭게 통신 기기를 제조, 판매하도록 허용하자는 취지다. 구글 등 해외 사업자들은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다양한 기기를 제조하고 있다.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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