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기 전에 따놓자' 휴학까지…'토익 막차' 신드롬

토익학원 계단에서 강의를 기다리는 학생들

[아시아경제 정동훈 수습기자] 12일 오후 1시 종로의 한 토익(TOEIC) 학원, 유명토익강사의 강의를 기다리는 이들이 계단을 따라 길게 늘어섰다. 수업시간 1시간 전이다. 대리석 바닥에 휴대용 매트를 깔고 앉은 이들도 있다. 계단에 걸터앉아 토익기출단어를 외우고 실전문제집을 푼다. 이달 말 바뀌는 토익 이전 마지막 시험을 앞둔 풍경이다.지난 1월 제대한 이성민(25) 씨는 복학하지 않고 토익을 공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토익 개정 소식을 듣고 군대에서부터 토익 시험을 준비해왔다. 이 씨는 "토익점수가 없는데 복학하면 4학년이다. 개정 이후에는 점수 내기가 더 힘들어질 것 같아 휴학하고 토익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취업준비생들의 1순위 스펙인 영어 소통 능력 시험 토익이 10년 만에 바뀐다. 듣기영역에서 세 사람이 대화하는 내용이 나오고 독해 영역에서는 도표·그래프 해석하기, 지문 중간에 들어갈 문장 고르기 등의 새로운 유형이 추가된다. 이달 29일 토익에 반영되는 내용이다. 수험생들의 체감난이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취업준비생들은 개정 전 토익을 '막차'라고 부른다. 출제 경향이 달라지고 나면 토익 고득점이 더욱 힘들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취업포탈사이트 인쿠르트가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5%가 "어떻게든 개정 전에 토익을 끝낼 것"이라고 답했다.
구(舊)토익교재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온라인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토익유형이 바뀐다고 발표한 지난해 11월 이후부터 토익교재 판매량은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했을 때, 올해 1월은 세배, 3월 판매량은 두 배로 늘었다. 취업준비생들은 토익이라는 '예선전'에서 발목 잡히지 않기 위해 점수를 더 높이려 한다. '토익 막차'를 타려 학원을 찾은 800점 이상 득점자를 만나기도 어렵지 않았다. 박선미(24) 씨는 "900점을 넘기고 마음 편히 공채를 준비하고 싶다. 개정 이후에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15일 토익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혹시 영어성적이 부족해서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을 남기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정동훈 수습기자 hoon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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