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현장]한계기업, 지배구조 경쟁력 취약…'집안단속이 급한데…'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흔히 '문제아'로 낙인찍힌 아이들의 진짜 문제는 낮은 성적이 아니라 부모들의 무관심이 동반된 불우한 가정한경에서 비롯된 비뚤어진 행동들인 경우들이 많다. 교사들이 3월 새 반을 맡으면서 아이들의 가정환경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주식시장에도 부모의 관심과 따뜻한 사랑이 필요한 문제아들이 즐비하다. 바로 한계기업들이다. 한계기업이란 최근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배 이하인 기업을 말한다. 쉬운 말로 경영활동으로 창출한 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들이란 얘기다. 최근 대신경제연구소가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상장사 238곳을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영업실적 부진 등 재무상황 악화 뿐 아니라 내부 경영 리스크를 관리할 임원구성(사외이사 및 감사)에서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공통점이 드러났다.  한계기업의 지배구조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높은 비상근감사 비중(51.9%)과 낮은 감사보수(1인 평균 3850만원), 사외이사의 낮은 전문성 및 10년 이상의 과다한 재직년수다. 물론 한계기업의 비상근감사 비중이 높고 감사 보수가 낮은 것은 이자 지급도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감사 비용에 대한 부담 측면이 크다. 무보수 비상근감사가 다수 분포돼 있는 한계기업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상근감사의 겸임 역시 감사 업무 충실도 측면에서 부정적이지만 같은 이유로 한계기업 가운데 법무법인 현직과 상장사 감사를 겸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부실한 감사가 기업 리스크를 확대해 한계기업들의 기사회생을 어렵게 한다는 측면을 생각하면 감사업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계기업의 내부단속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기업의 상시적인 감사업무가 요구되는 상근감사의 겸임(법무법인, 회계법인) 요건을 강화하는 게 있다. 기업들이 책임 있는 상근감사 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법규 가이드라인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상장기업의 상근감사 설치의무 기준 중 하나인 '자산총액 1000억원'이 좀 더 낮게 제시되는 쪽으로 가이드라인을 하향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이렇게 하면 무보수의 감사 선임도 제한할 수 있어 기업 내부 리스크를 통제하는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