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현장]거래소의 경솔한 한마디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9일 오전 9시 증권시장이 5일 만에 열렸다. 시세판을 보니 유독 빨갛게 표시된 종목이 있었다. 코데즈컴바인이었다. 장이 열리자마자 10% 넘게 뛰더니 얼마 되지 않아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궁금했다. 아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코데즈컴바인이 급등할 만한 소재나 공시가 없었기 때문이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뒤져 보니 한 가지 뉴스가 눈에 들어 왔다. '한국거래소가 지수 왜곡 등의 논란을 빚은 코데즈컴바인 사태의 원인이 주가조작 세력에 의한 시세조종은 아니라고 밝혔다'는 내용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고작 이 뉴스 하나에 상한가를 가다니. 결국 코데즈컴바인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7만7800원에 마감했다. 장 마감 후 오후 4시44분께 거래소가 '코데즈컴바인 불공정거래 정황 없다' 기사 관련 해명 보도자료를 보내 왔다. 거래소는 "지난 3월 초부터 지속된 주가 급등락이 특정 주가조작 세력에 의한 것이 아닌지를 계속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시세조종, 미공개정보이용 등 불공정거래 요건에 해당할 경우 즉시 관계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데즈컴바인 불공정거래 정황 없다는 기사에 대한 반박 내용이었다. 하지만 거래소의 이 같은 해명자료는 다시 불붙은 코데즈컴바인 주가 급등세를 제지하지 못했다. 10일 오전 9시 장이 시작되자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오르기 시작해 장중 9만3600원(20.31%)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도 전날 4위에서 동서를 제치고 3위로 올랐다. 이틀 만에 주가가 50% 이상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 불어났다. 시장에서는 이번 이틀에 걸친 코데즈컴바인 주가 급등의 책임은 거래소에 있다고 지적한다. 이상 급등 사태에 시세조종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작다고 금융당국이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는 소식이 급상승을 이끈 재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해명자료도 명확하지 않아 급등세를 잠재우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거래소는 한국 증시를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다. 그렇다 보니 당근과 채찍을 병행한다. 하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경솔하게 행동한다면 시장은 심하게 왜곡될 수 있다. 9, 10일 코데즈컴바인 급등세가 이를 방증한다. 이제 거래소가 책임져야 한다. 시장의 왜곡 현상을 스스로 불러일으킨 거래소가 자신한테 책임을 물어야 할 때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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