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미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피워키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피워키, AP=연합뉴스)
부시의 선택은 공화당이 처한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경선 1, 2위를 달리고 있는 트럼프와 크루즈는 공화당 지도부가 가장 원치 않았던 후보들이다. 공화당은 최악의 후보인 트럼프를 저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차악(次惡)인 크루즈를 밀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3일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은 1964년 배리 골드워터 이후 가장 극단적인 후보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보다 더 극단적인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혹(트럼프) 떼려다 다른 혹(크루즈) 붙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루즈는 금 본위제 복귀, 연방준비제도(Fedㆍ미국 중앙은행)의 독립성 박탈, 국세청 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세 가지 모두 트럼프보다 더 보수(right)적인 공약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또 크루즈는 쿠바 출신의 아버지에 정작 본인이 캐나다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민자에 배타적이다. 그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장벽을 설치하고 약 1100만명으로 추산되는 히스패닉계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할 것이라고 말한다. FT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는 것은 공화당과 미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크루즈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FT는 결국 현재 공화당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에서 좋은 것이 없다며 그러면서 공화당의 지도부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역설적이게도 여론조사에서는 존 케이스 오하이오 주지사만이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를 자리를 굳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이길 수 있는 공화당 후보로 나온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