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IT] '짤방'의 한방

글보다 강력한 이미지 한방에 인생역전원래는 '짤림방지'의 줄임말글과 상관 없는 이미지였지만 이제는 감정·상황 전달 수단으로IT기업들 새 콘텐츠로 주목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전해라' 로 유명한 가수 이애란씨의 '백세인생'은 지난해 짤방 열풍과 함께 입소문을 탔다. 이 노래는 2013년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짤방 열풍에 힘입어 2년6개월을 '역주행'했다. 백세인생이라는 노래로 25년간 무명가수였던 이씨는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됐다.백세인생 짤방은 2013년 한 케이블TV방송의 가요프로그램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캡처한 장면으로 알려져 있다. '못 간다고 전해라'와 '재촉 말라 전해라'라는 가사는 다양한 상황에 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짤방을 퍼뜨리는 데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짤방은 모바일 메신저, 인터넷 게시판 등을 달구며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백세인생 짤방을 빠르게 이모티콘으로 출시했는데, 백세인생 이모티콘은 판매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2년반이라는 시간을 역주행시킨 이애란의 '백세인생' 방송 모습 일부

◆짤방이란= 지금은 누구나 사용하는 대중적 용어가 된 '짤방'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짤방이라는 용어는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유머게시판을 중심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원래는 '짤림방지'의 줄임말이다.2000년대 초 디시인사이드에서는 게시판에 글을 쓸 때 주제와 맞는 사진을 올려야 했다. 이용자들은 글을 쓰면서 주제와 맞지 않게 아무 사진이나 첨부하고는 그 사진을 '짤림방지용'이라고 불렀다. 초창기 '짤방'은 지금 쓰이는 짤방과는 의미가 달랐다.요즘은 게시물 등에 첨부하는 이미지를 '짤방', 줄여서 '짤'이라고 부른다. 인터넷에서 도는 이미지를 통칭하기도 하는데 좁은 의미로는 캐릭터나 연예인 사진으로 만든 재밌는 이미지를 일컫는다.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짤을 사용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게시판이나 대화 도중에 발견한 짤을 저장해 뒀다가 적재적소에 짤을 올리는 재미도 쏠쏠해서다. 글 대신 이미지로 감정이나 상황을 전달하는 역할은 '이모티콘'과도 비슷하다.

네이버 '겟짤'

◆짤에 주목하는 정보기술(IT)기업들= 짤방은 일종의 '미디어'다. 스낵컬처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더 많은 짤방이 제작ㆍ공유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콘텐츠 플랫폼을 자처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피키캐스트도 '짤방'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자사 웹툰 애플리케이션에서 한 컷을 잘라내어 만든 짤을 공유할 수 있는 '겟!짤'이라는 코너를 만들었다. 이곳에는 하루 1만여개의 짤이 공유되고 있다. '마음의소리'나 '연애혁명' 등 유명 웹툰은 짤 만들기 좋은 웹툰으로 꼽힌다.피키캐스트는 유명한 짤들을 아이돌 등 연예인을 섭외해서 똑같이 재연하는 '짤짤짤'이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인피니트, 마마무, 노라조 등이 국내외에서 유명한 짤을 직접 패러디하기도 했다.피키캐스트 관계자는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을 살펴보면 다운받은 짤을 적재적소에 쓰는 모습들을 쉽게 살펴볼 수 있다"며 "재밌는 짤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콘텐츠에 잘 녹아들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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