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미의 알뜰살뜰]장난감 사주기도 겁난다…물가상승률 0%일때 육아물가는 3.6%

영유아 상품 가격 상승률, 소비자물가의 6.6배 달해유치원납입금(8.06%)·장난감(6.40%)·유아학습교재(4.56%)한 명의 아이에게 여섯 명이 주머니 연다…'식스포켓' 노린 과도한 인상 아닌지

장난감 모음

명절 연휴는 잘들 지내셨나요? 설 장보기에 설 선물 사랴, 조카들 세뱃돈까지 챙기랴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번 달은 어느 때보다도 월급날이 더 기다려지겠네요. 물가상승률은 0%대라는데 이번 설에도 느꼈지만 체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설 차례상 차림에는 지난 해보다 3% 더 들었고 세뱃돈도 1만원 2만원 가지곤 어림도 없더군요.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8% 상승에 그쳤습니다. 유가하락으로 석유류 제품값이 10% 이상 떨어졌고 공업제품 등도 동반하락했기 때문이라죠. 하지만 서비스물가는 2.4% 올랐고 전월세도 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체감물가와는 괴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0%대라니…. 자녀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더 우울한 소식이 있습니다. 육아용품과 영유아 대상 서비스의 가격 상승률은 이런 소비자물가보다도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니까요.최근 국무총리산하 육아정책연구소의 '육아정책연구소(KICCE) 육아물가지수 연구'(최윤경, 박진아, 우석진, 배지아)에 따르면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된 481개 품목 중 영유아 관련 상품 9개와 서비스 3개를 활용해 육아물가지수를 산출한 결과 지난해 9월 기준 육아물가지수는 91.8로 전년동월(88.6)대비 3.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인 0.55%(109.4→110.0)의 6.6배에 해당한다고 하네요.품목별로 볼까요. 유치원 납입금의 가격상승률은 8.06%로 조사 품목 중 가장 높았고, 어린이집 이용료도 5.63% 올랐습니다. 맞벌이 가족이 자녀를 맡길 수 있을 만한 곳은 조부모님이 아니라면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거의 유일하죠. 또래 주부들과도 얘기를 나눠보면 베이비시터를 구하는 비용도 매년 만만치 않게 오른다고 하더군요. 시간대별로, 형태별로 가격이 제각각이긴 하지만 이 비용도 따로 조사했었더라면 유치원 납입금을 제치고 가장 높게 오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나마 마음에 맞는 베이비시터를 구하기도 하늘에 별따기라고 하니,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서라도 이 비용은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이어 상승폭이 컸던 품목은 장난감이었습니다. 전년동월대비 6.40% 올랐더군요. 원래 자식에게는 뭐든지 다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지만, 요즘에는 자녀를 한 두명만 낳다보니 이런 심리는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한 명의 자녀를 위해 부모 뿐만 아니라 친조부모, 외조부모 등 6명이 지갑을 연다는 의미의 '식스포켓'이란 말까지 생겼을 정도니까요.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가 되면 인기 장난감을 구하려는 부모들이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곤 하죠. 지난 크리스마스 때에도 나에미 주변에는 '터닝메카드'라는 변신완구로 애 먹은 부모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솔직히 나에미는 이 장난감 정가가 3만~4만원 하는 줄 알았습니다. 주변에서 다들 3만원대에 샀다고들 하기에 그게 정가인줄 알았죠. 그런데 마트에서 원래 1만6800원에 판다는군요. 정가도 결코 싼 건 아닌데 그걸 두 세배 더 주고 사는 현실…. 어찌보면 장난감 가격 인상이 그리 놀랍지 않을 수 있네요.이밖에 유아학습교재(4.56%), 이유식(3.64%), 종이기저귀(3.26%), 어린이 승용물(3.21%) 등도 가격 상승폭이 컸습니다. 이들 가격이 원자재값·인건비 등 합리적인 가격상승 요인에 따른 인상이라면 수긍할 수 있겠지만, 가격을 매년 올려도 자녀를 위해서라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는 부모들의 약점을 이용한 것이라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네요.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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