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의 경제학]백화점·오픈마켓도 긴장…'로켓택배'로 채널의 제왕 된 쿠팡

모바일 시장의 최강자로 급부상온라인 오픈마켓은 물론 백화점, 마트도 위협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해 유통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모바일'로의 대세 이동이다. 모바일 구매가 전체 온라인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올해는 더욱 가파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일 전망이다. 생필품 뿐 아니라 식료품, 의류, 사치품 등 전 영역에 걸쳐 소비자들이 모바일 쇼핑을 편리하게 여기면서 이 같은 변화는 올해 더욱 확고히 굳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온라인쇼핑에서 모바일쇼핑(스마트폰을 통한 상품 구매)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소매판매 및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조4440억원으로 온라인 쇼핑 총 거래액(4조9720억원의)의 49.2%를 차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쿠팡이 있다. 고가의 제품은 백화점에서, 장보기는 대형마트에서 구매하기를 고집하던 소비자들이 온라인 시장의 발달로 오픈마켓으로 이동한 데 이어 시간과 장소의 제약에서 보다 자유로운 모바일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주문 후 늦어도 이튿날이면 친절한 택배기사의 총알배송으로 물건을 받을 수 있는 '로켓배송' 서비스도 고객 이동을 부추겼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유통 빅3 업체들도 모바일 시장에서의 도약을 위해 결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결제가 간편해질수록 더 쉽게 지갑을 연다는 것이 상당부분 증명됐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7월 모바일 통합 결제 서비스 'SSG페이'를 출시했고, 9월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각각 '엘페이'와 'H월렛'을 선보인 상태다.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 시장의 1위 기업은 여전히 이베이코리아다. G마켓과 옥션이라는 거대 오픈마켓을 가지고 있고, 이 채널은 기존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에서 유효하다. 쿠팡 역시 수익성 측면에서는 이베이코리아를 전혀 위협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포워드벤처스)은 2014년 매출 3485억원에 12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베이코리아는 매출 7339억원, 영업이익 562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실적이 집계되면 매출 측면에서는 쿠팡이 이베이코리아를 위협적으로 따라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여전히 영업손실이 전망돼 현재 사업구조의 지속성에 대해 시장에서도 의문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고객들의 최우선 구매 조건인 '최저가'의 제공처가 실시간으로 매번 바뀌는 현실에서, 가격이 아닌 배송이나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더 유리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또한 이를 기준으로 현재 백화점, 마트, 오픈마켓 등 모든 유통채널 가운데 쿠팡이 정점에 있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다. 김범석 쿠팡 대표 개인적인 친분은 물론 일면식도 없는 손정의 회장이 지난해 9월 1조1000억원 투자에 나선 것이 단적인 예다. 특히 쿠팡의 최대 강점인 '로켓배송'은 경쟁사에서 유사한 형태로 이미 답습하고 있다. 티켓몬스터의 '슈퍼배송', 위메프의 '지금가요', G마켓의 '스마트배송' 등은 '로켓배송'의 장점을 상당부분 본 따 만든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까지 유통 시장에서의 가장 혁신적인 변화로 최근 쿠팡의 행보가 꼽힌다"면서 "물론 지속가능하느냐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빠르고 믿을 수 있는 배송을 현실화 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장과 고객의 니즈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 역시 안도하고 있을 수 있는 분위기는 결코 아니다"라면서 "새로운 서비스 개발과 연구는 이제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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