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품이라도 명품을'…중고사이트 불 난다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 올라온 샤넬 연말 사은품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직장인 김하나(여ㆍ30) 씨는 최근 온라인 중고사이트에서 명품화장품 브랜드 샤넬이 VIP 고객에게 사은품으로 주는 '스노우볼'을 30만원에 구매했다. 실생활에 필요한 용품은 아니지만, VIP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해서 호기심과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바로 거래했다. 명품 브랜드가 고객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사은품마저 '명품 대접'을 받고 있다. 명품 브랜드의 VIP가 될 수 없다면 사은품이라도 소유하겠다는 일부 소비자의 '과시욕' 덕분에 사은품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중고사이트에서 샤넬 화장품에서 매년 VIP인 블랙카드 회원에게 증정하는 사은품 스노우볼이 10만~30만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 샤넬은 매년 구매실적에 따라 화이트, 블랙카드로 회원을 구분해 등급별로 혜택을 제공한다. 연말 감사 선물도 혜택 가운데 하나다. 샤넬 제품을 2회 구매하면 화이트 등급으로 분류한다. 블랙 등급으로 오르려면 최소한 200만원 상당의 제품을 사야한다. 500만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에게는 VVIP 등급을 주며 스킨케어 메이크업 서비스와 마사지 등의 혜택을 준다.전문가들은 명품 사은품이 명품으로 취급받는 풍토가 소비자의 과시욕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사은품을 소유함으로써 자신도 명품브랜드의 VIP가 될 수 있다는 심리도 한몫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을 사용하는 건 자기 만족감과 후광효과 등의 심리 때문"이라며 "명품이 곧 자기 자신의 이미지라고 느끼는 소비자들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사은품만 명품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 명품 브랜드 로고가 있는 종이백도 온라인 중고사이트에 1만~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종이백 가격도 명품 브랜드 인지도에 따라 책정된다. 에르메스가 3만원 정도로 가장 비싸고 샤넬, 루이뷔통, 프라다 등 순이다. 매장에서 물품을 구매했을 때 100원만 주면 받을 수 있다. 물품을 포장했던 상자와 더스트백, 리본끈도 팔리고 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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