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철근에 브랜드 입힌 까닭

▲동국제강의 코일철근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내 3위 철강업체인 동국제강이 내년 2월 상업생산에 들어가는 자사 철강 제품에 고유 브랜드를 붙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독창적인 브랜드를 고안해 내기 위해 최근엔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전까지 진행했다. B2B'산업인 철강업체가 '네이밍 마케팅'을 추진한다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공모전까지 하는 경우는 더욱 드물어 이목을 끈다.26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최근 내년 2월 출시를 앞둔 코일철근 '이름짓기 대회'를 열어 최종 당선작으로 '디코일(DKoil)'을 채택했다. 'DKOIL'은 동국제강 로고인 'DK'와 영문 'coil'의 합성어로, 동국제강의 코일철근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the coil'을 연상시켜 특별하고 고유한 코일이라는 뜻도 들어있다. 범용제품에 속하는 철근에 이름이 붙는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철근은 주로 기업간 거래여서 굳이 브랜드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생산자 중심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이같은 '네이밍 공모전'을 펼쳤다는 게 동국제강측 설명이다. 공모전에는 일반인, 고객, 그룹 임직원 등 총 624명이 응모했고, 891점이 접수됐다.출시를 앞둔 코일철근은 기존 막대기 형태가 아니라 실타래 처럼 돌돌 말아놓은 외형으로 길이는 최장 6200m다. 동국제강은 철근 고도화차원에서 포항제강소의 연산 55만t 생산능력의 기존 철근 설비와 연결, 이 신제품 생산라인을 설치했다. 특히 동국제강의 코일철근은 중량이 타사대비 1.6배에 달하는 3.5t으로 사용 효율이 높고, 직선형 일반 철근에 비해 건설현장 등 수요처에서 필요에 맞게 절단·가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국제강은 코일철근 상업생산 첫 해인 내년에는 10~13mm 등 소형 규격을 중심으로 20만t 가량을 공급하고 향후 연간 50만t씩 생산할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대부분 직선형 일반 철근을 사용하지만 최근 코일철근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며 "브랜드를 입힌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력을 자신한다는 뜻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려는 적극적인 제스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철강업계에서는 '신강종'이 개발될 때나 최초로 개발한 제품일 때에나 브랜드를 붙여왔다. 2011년 동국제강이 업계 최초로 컬러강판에 브랜드를 붙였던 '럭스틸'이 대표적인 예다. 럭스틸(LUXTEEL)은 럭셔리(LUXURY)와 스틸(STEEL)의 합성어로, 동국제강이 내세운 고품격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이다. 당시 중국산과의 차별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럭스틸이라는 브랜드를 입힌 이후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직 시장 진출 초기단계라 절대적인 물량이 수십만t에 달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년 50%에 가까운 판매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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