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결산]'멀미증시' 여전…박스피 탈출 물거품

초저금리 진입·가격제한폭 확대 등 잇단 부양책에도 글로벌 악재에 무너져4년간 1850~2050선 머물러[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올해 코스피는 몇년째 이어져 온 지지부진한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대 초저금리 시대 진입과 가격제한폭 확대, 한국거래소의 기업공개(IPO) 및 액면분할 유도 등의 부양책도 박스권을 돌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여름밤의 꿈'으로 끝난 '박스피' 탈출 = 코스피는 2011년 이후 4년 동안 줄곧 1850~2050선에 머물며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올해는 1914.24로 출발했다. 22일 종가는 1992.56으로 4%가량 올랐지만 상반기 기세를 보면 아쉬운 흐름이었다. 지난 2월 중국 춘절을 기점으로 유커(중국인 관광객) 열풍이 불어 화장품ㆍ바이오ㆍ항공주가 급등하며 지난 4월23일 2173.41까지 오르기 했다. 액면분할 전 황제주로 불리던 아모레퍼시픽은 주가가 장중 400만원을 넘기도 했다. 정부도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지난 3월(2%→1.75%)과 6월(1.75%→1.5%) 두 차례에 걸쳐 인하했다. 이에 증시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올해 1분기 7조~8조원대였던 코스피ㆍ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4월 10조원을 돌파했다. 두 증시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1년 8월(10조7237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때부터 증시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가 찾아왔다며 '4년만의 박스피 탈출'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금융 당국도 이에 발맞춰 지난 6월15일 증시 가격제한폭을 17년만에 ±15%에서 ±30%로 확대하며 증시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 노력했다. 거래소도 미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을 돌며 IPO를 적극 유치하고 황제주의 액면분할을 유도하며 증시 활성화를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이는 '한여름밤의 꿈'이었다. 8월 들어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중국 증시 폭락과 미국 금리인상 단행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 국제유가 하락, 달러강세 등 대외변수에 코스피는 맥없이 무너졌다.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사태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등 대내적 변수에도 증시는 크게 휘청이며 여전히 기초체력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제약ㆍ바이오株 독주…코스피 한계 탈출 신호탄일까 =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인 코스피 종목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으로 지난 21일까지 이들 주가는 각각 754.3%, 563.7% 상승했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5조원 기록은 '전차군단(전기ㆍ자동차)'에만 의존하던 국내 증시의 한계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반면, 주가가 가장 크게 하락한 종목은 대우조선해양(-72.1%), 조광피혁(-70.4%), 남광토건(-62.8%) 등 과거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조선ㆍ건설 등의 업종들이었다. 일부 기업은 이같은 손실을 감추기 위해 회계부정을 저지르거나 정치권에 비자금을 제공하는 등 부끄러운 민낯도 드러냈다. 업종별로는 한미약품이 속한 의약품이 올해 들어 79.8%나 상승하며 지수 상승률이 가장 컸다. 이어 화학(43.4%), 음식료(36.1%), 의료정밀(29.1%)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반면 지수가 가장 크게 하락한 업종은 운수창고(-29.9%), 철강금속(-21.4%), 통신업(-13.3%) 등의 순이었다. 특히 증권업의 경우 초저금리 시대 진입에 따른 증시자금 대거 유입으로 상반기 35.7% 올랐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증시가 탄력을 잃자 25.5% 내리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외국인투자자의 '셀 코리아(Sell Korea)' 행진도 올해 코스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다. 외국인은 지난 8월5일부터 9월15일까지 29거래일 동안 총 5조5431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33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기간이다. 미국 금리인상 여부를 놓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등 신흥국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거셌다. 외국인은 연말에도 전날까지 14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하며 총 3조1804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중이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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