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사태 수혜받는 2차전지株, 어디까지 충전될까

자동차株 수혜 크지 않아…투자자 관심집중수요 빠지던 美 전기차 수요 재확대 예상·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지난 18일 폭스바겐 리콜사태로 인한 수혜는 자동차보다 2차전지 종목들에 집중되고 있다. 자체적인 호재로 이미 폭스바겐 사태 이전부터 반등세를 보였던 주가가 미국 및 유럽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이 더해지며 추가 상승 중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 대표종목인 삼성SDI의 주가는 지난 15일 이후 전날까지 8만8000원에서 10만4000원으로 18.18% 뛰었다. 같은 기간 LG화학의 주가 역시 14.77% 상승해 등락을 이어간 코스피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차전지 종목들은 지난 16일 삼성SDI가 유명 자동차 브랜드인 벤틀리에, LG화학은 닛산에 각각 전기차용 전지를 공급하게 됐다는 소식에 이미 상승세가 시작됐다. 이후 지난 18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폭스바겐 차량 48만2000대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에 추가 탄력을 받았다.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종목들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자동차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동차 업계는 투자자들 기대보다 폭스바겐과 경합강도가 약하고 이번 사태에 따른 소비자들의 실망이 국내브랜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자동차기업들의 수혜가 나타나려면 경합강도가 높은 신흥국, 특히 중국시장에서 변화가 필요하지만 신흥국시장은 배기가스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디젤판매 비중도 낮아 수혜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오히려 최근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던 미국시장이 이번 사태로 수요가 다시 늘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전기차 관련주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세계 전기차시장에서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은 3만3800대로 전년보다 42% 증가한 수준이지만 미국시장은 전년대비 26% 감소한 9000대에 그쳐 하반기 수요감소 지속이 우려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유럽 자동차업계가 내세웠던 '클린 디젤'차량 이미지가 무너지고 전기차의 친환경성이 크게 부각되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애플과 구글 등 대형사들의 전기차 시장 진출 기대감 역시 큰 상황이라 전기차 대중화 역시 더욱 가속도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기가스 규제 강화와 중국의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도 전기차 관련 종목들에 호재다. 중국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전년 판매량에 맞먹는 7만2700여대의 전기차가 팔렸고 특히 정부의 환경정책과 맞물려 버스와 택시 등 상용차 수요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폭스바겐 사태로 자동차시장에서 배출가스 규제 및 검사가 크게 강화되면 기존 디젤 및 가솔린 차량 제조업체들은 모두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중국의 전기차 판매가 전년대비 325% 증가하며 강한 성장세가 유지 중이고 미국의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2차전지 등 전기차 관련주들은 중장기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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