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리언 '주식·채권보다 현금…중앙은행 각성해야'

▲엘-에리언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채권펀드 핌코를 이끌었던 엘-에리언 수석 경제자문(사진)이 자산의 상당부분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에리언은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지역신문인 OC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자산을 주식·회사채·국채 등 어떻게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면서 "물가상승으로 상쇄되는 부분을 고려하면 좋은 선택이 아니지만 최근 자산 가격은 지나지게 부풀려졌다"고 설명했다. 엘-에리언은 중앙은행들의 출혈경쟁에 따른 자산 버블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은 낮은 성장세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무언가는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들은 의도적으로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자산 가격을 들어 올리는 선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이런 비전통적 방법들을 통해 자산 가치를 확대하고 기업 주가를 띄우며 궁극적으로는 경제주체들의 투자와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자산 버블과 실물경제간 간극이 극명하다는 것이다. 주식투자 리스크는 고조되고 있고 금리인상기 채권 투자 손실은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앞 다퉈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으며 이런 추세가 수년간 지속될 경우 구매력손실(purchasing power loss)의 함정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엘-에리언의 분석이다. 그는 근대 경제체제에서 중앙은행들의 역할과 문제점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앙은행의 역할이 확대됐지만 정작 이들은 성장에 필요한 해답을 제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고 엘-에리언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방이 잘못된 성장 모델에 심취해 있으며 신용과 부채 축적이 번영을 가져올 것이란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꼬집었다. 엘-에리언은 금융위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인프라투자, 법인세 재편, 노동시장 구조개혁, 공공 및 민간 부문 파트너십 강화와 같은 체질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기업, 가계들이 가각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모델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할 경우 글로벌 경제는 저성장과 금융 불안정성 이라는 늪에 빠질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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