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의습격]요즘 많이 바쁘죠?(229)

이것저것 관심의 흔적들을 남겨놓은 것들을 보고는 벗들이 괜히 조심스러워 한다. 요즘...많이...바쁘죠? 바쁘긴요? 전 늘 한가해요. 이렇게 대답하면 "에이, 몹시 바쁘시면서"하고는 웃는다.바쁘다는 게 뭘까. 좋은 뜻일 수도 있지만, 참 한심한 삶일 수도 있다. 바쁘다는 말 속에는, 그냥 지나쳐야 하는 한가한 중요한 것들이 아깝게 서성거린다. 바쁜 것과 중요한 것이 꼭 동의어가 아니라는 얘기다.사실 난 바쁘지 않다. 충분히 한가하며, 중요한 것을 위해 바쁨의 순위를 조정할 수 있다. 모든 것을 팽개치고,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지금 해야할 의미있는 것을 위해, 나의 스케줄들을 조정할 수 있다. 나는 삶을 사랑한다. 삶의 빈 간을 채우기 위해 허겁지겁 달려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것을 채워서 무엇 하는가. 이 지상에 있는 동안, 괜찮은 것들을 해보는 것이야 말로, 내가 해야할 일이다. 연애할 때 기억나는가. 다른 것들은 아무 것도 바쁜 게 없다. 한 여인의 말 한 마디가 삶의 모든 바쁨과 중요함의 우선 순위를 만들어내지 않았던가. 내 삶과 연애하고 세상과 연애하고 미래와 연애하고 새로움과 연애하며 살자는 다짐이다. 바쁘긴 뭐가 바쁘단 말인가. 당장 죽어도 할 말 없을, 그 인생 아닌가.이상국 편집에디터, 스토리연구소장 isomi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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