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웹툰의 영화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기대작 '패션왕'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오는 6일 개봉되는 '패션왕'은 기안84가 그린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 우기명(주원 분)이 '절대 간지'에 눈뜬 후 인생반전을 꿈꾸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기본적으로 요즘 10대들의 발랄한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유쾌한 웹툰의 특성상 다소 비현실적인 장면들도 등장한다.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한 장면들이 유독 많은 만큼 웹툰 '패션왕' 팬들의 기대감은 높은 상태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웃음과 감동을 전해주지만 시쳇말로 '손발이 오글거리는' 장면들도 포함하고 있다.이는 만화적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인데, 오기환 감독은 최대한 원작이 주는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하지만 오로지 '킬링타임용 영화'라고 보기엔 다소 무거운 주제도 다루고 있다. 지독하게 괴롭힘을 당하는 우기명을 통해 학교 폭력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쳤고, 아버지에게 철저하게 무시 당하는 김원호의 모습을 통해 10대들의 숨겨진 아픔도 조명한다. "이번 생은 끝났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실패자 같은 주인공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꿈을 위해 도전하는 모습에서 희망의 메시지도 전해진다.캐스팅은 훌륭했다. 왕따에서 패션왕으로 거듭나는 주인공 주원은 어눌한 말투와 우스꽝스러운 행동으로 완벽하게 우기명 역을 소화했다.설리는 성적은 전교 1등, 외모는 폭탄인 곽은진으로 분해 화끈한 변신을 보여줬다. 부스스한 머리에 수수한 옷차림, 커다란 뿔테 안경으로 미모를 가린 채 등장해 극의 몰입을 도왔다.기안고 황태자 김원호 역을 맡은 안재현은 시크한 옴므파탈을 연기하며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모델 출신의 훤칠한 몸매와 눈처럼 흰 피부는 물론 절제된 감정 연기로 스크린 첫 도전을 무리없이 해냈다.'패션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다름 아닌 김성오다. 패션피플들의 성지, 홍대 한복판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절대 간지남' 김남정으로 분한 그는 독특한 비주얼과 맛깔나는 대사로 재미를 선사한다.특히 패션 테러리스트 우기명(주원 분)을 변화시키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싸늘한 눈빛 뒤에 숨겨진 따뜻한 마음도 그가 맡은 캐릭터의 매력 중 하나다.다양한 영화에서 악역과 코믹한 역할을 두루 소화하고 있는 김성오는 언론시사회 당시 "배우이기 때문에 악역과 유쾌한 캐릭터 둘 다 정말 좋다"며 "내 삶의 목표는 유쾌하게 살다 죽는 것이다. 늘 재밌게 살려고 노력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패션왕'이 원작의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캐스팅 면에서는 흠 잡을 곳이 없어 보인다. 만화 속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 15세 관람가.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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