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李 협상의 달인…파업없이 타결한 현대차 노사

윤여철 부회장·이경훈 노조위원장, 3년 무파업 입협 주역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이경훈 현대차 노조 위원장이 현대차 미래발전을 위해 결국 큰 일을 해냈다. 엔저(円低) 효과에 힘입은 일본 완성차업체들과의 글로벌 경쟁 격화 등 우울한 경영환경 속에서 현대차가 다시 한 번 시동을 걸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했다. 윤 부회장과 이 위원장은 각각 노무담당, 노조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후 전격 복귀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윤 부회장은 2012년 1월 울산공장 노조원 분신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고문 자리로 물러났다가 지난해 5월 복귀했다. 2009년 제 3대 노조위원장을 지냈던 이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제 5대 위원장으로 복귀했다. 윤 부회장과 이 위원장은 2009~2011년 현대차 최초로 3년 연속 무파업 임금 및 단체협상을 이끌했던 협상 실무 주역들이다. 3년만에 만난 두 주역이 이번에도 전면파업없이 협상을 타결한 것이다. 2009년 이후 이어져 온 두 주역의 인연과 회사 발전을 위한 공감대가 이번 협상타결의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윤 부회장의 지난해 5월 노무담당 부회장직 복귀를 두고 당시 업계는 현대차그룹 차원의 노사 갈등국면을 헤쳐 나가기 위한 정몽구 회장의 깜짝 인사카드로 평가했다. 한편, 윤 부회장은 2일 임협 타결 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통상임금 등의 이슈로 시작한 올해 협상은 역대 최악의 조건에서 시작됐다"며 "하지만 노사 간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뤄냈고, 국내 완성차업계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임협 타결 내용 중 가장 큰 성과로는 '통상임금 협상'을 꼽았다. 윤 부회장은 "통상임금 확대안을 놓고 협상 내내 노사 간 이견을 보였지만, 대화를 더해갈수록 노사합의로 해결하자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라는 별도의 대화 창구를 통해 풀어가는 데 노사 가 합의했다는 게 이번 협상의 최대 성과"라고 언급했다.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 구성 방법, 일정 등에 대해 윤 부회장은 "현재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윤 부회장은 "울산공장에서 회의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할 때 윤갑한 사장이 사측 위원장을 맡게 될 것"이라며 "대화 시기는 이번달 노조의 대의원 선거가 종료되면 (다음달께)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임협 성과로는 '고(高)임금 구조 개선을 위한 토대 마련'을 꼽았다. 고착화된 고임금 구조에 대한 사회적 지탄을 수용, 이번 임협이 자동차 업계 임금체계의 선진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윤 부회장은 "노사 협상 과정에서 미래 발전전략 방법론에 대한 노사 간 공감대 형성이 작용한 결과"라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노조와의 이면계약 가능성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윤 부회장은 "노사협상 과정 중 회사가 노조와 이면계약을 맺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며 "(노무담당을 총괄하면서) 이면합의가 적발되면 가차없이 인사조치하는게 본인의 노무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임협 타결 후 회사 측의 일시 성과급 지급을 '파업 보전'으로 이해하려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표명했다. 임협 자체가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진행되는 논의인데다가, 회사가 직원들이 파업한 것에 대해 보전해 준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의미다. 한편 윤 부회장은 노조가 협상 과정에서 줄기차게 요구했던 해고자 복직요구는 앞으로도 원칙을 고수할 뜻을 내비쳤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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