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은 제약사들 '수출이 약'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제약회사들의 의약품 수출이 증가하면서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다.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투아웃제 등 악재로 고전하고 있는 제약업계에 수출이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수출 급증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한 2분기 실적을 최근 발표했다. 녹십자는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한 235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녹십자는 위축된 국내 제약시장으로는 성장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글로벌 전략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지난해 녹십자의 수출실적은 1516억 원으로 2012년 대비 56% 성장했다. 국제기구를 통한 중남미 시장으로 독감 백신과 수두 백신 수출, 태국 혈액분획제제 플랜트 수출 등 호재가 이어진 덕분이다. 올해도 수출실적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녹십자의 올 상반기까지의 수출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60% 성장한 924억원으로 집계됐다. 녹십자 관계자는 "해외수출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며 "독감백신의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15% 성장했고 혈액분획제제 플랜트 태국 수출에 따른 이익이 2분기에도 이어져 실적이 증가했다"고 말했다.유한양행도 의약품 수출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유한양행은 2분기 매출액 2545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45%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사업부 대부분이 성장했지만 그중에서도 원료의약품 부분의 수출 성장이 돋보였다. 특히 C형 간염 치료제의 다국적 제약회사향 수출이 증가하면서 올해 전체 원료의약품 수출 실적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C형 간염 치료제 이외에도 새로운 아이템이 추가되면서 원료의약품 부문이 향후 몇 년 동안 유한양행의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동아에스티는 박카스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동아에스티의 2분기 매출액은 147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11% 증가했다. 주요 제품 중에 캔박카스의 수출이 10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급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으로 캄보디아와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쪽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승인을 받은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의 매출이 증가하며 하반기 실적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제약사들의 수출 실적이 크게 증가하면서 제약업계에도 내수보다는 수출에 집중하는 회사가 향후 성장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수 부진으로 인해 실적 우려를 받고 있는 제약회사들이 수출을 통해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강화에 따른 영업 위축과 지속적인 약가 인하로 내수 시장의 성장은 5% 내외에 그칠 전망"이라면서도 "국내 업체의 연구 개발 역량이 높아져 해외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수출은 양호한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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