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동자 연봉 1억원에 숨은 비밀'

박태주 저 '현대자동차에는 한국 노사관계가 있다'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현대자동차에는 한국 노사관계가 있다'

현대자동차(현대차)는 한국 노사관계에서 이해갈등의 최전선을 이룬다. 현대차 노동조합 역시 강성노조를 대표한다. 1987년 현대차에서 노조가 결성돼 노사관계가 이룬 지 27년째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는 노동자 1억원 연봉 신화를 만들어 내고도 연대와 비정규직 외면 등으로 간혹 '귀족 노조' 취급을 받는다. 현대차 노조는 2009∼2011년 처음으로 3년 연속 파업 없이 협상 타결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해 파업을 실시했다. 올해도 여름 휴가가 끝나고 나면 파업할 가능성이 높다. 노사가 최근 두달여간 교섭을 진행하면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다. 박태주 박사의 저술 '현대자동차에는 한국 노사관계가 있다'는 지난 10년간 현대차 노사관계를 탐구해 온 연구 결과이자 현장보고서다. 저자는 현대차 노사관계를 오랜 노동운동의 경험과 전문가의 시각으로 분석한다. 이에 현대차 노사관계를 담합의 산물로 파악한다. 즉 갈등은 담합을 위한 요식행위라는 시각이다. 조합원의 높은 임금은 사실상 사내하청(비정규직)의 희생을 통해 얻어지며 담합 비용은 소비자들에게도 전가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저자는 현대차 노사의 ‘계급전쟁’은 양측이 다 패배했다고 설명한다. 높은 임금과 안정된 고용은 회사가 잘나가는 상태를 반영할 뿐이다. 파도가 밀려오면 모래탑이 쓸려가듯 경기부진이 닥치면 고용안정도, ‘연봉 1억원’의 신화도 물거품이 된다고 결론 내린다. 따라서 이 책은 “현대차 노사관계가 바뀌어야 한다면 누가 먼저 뀌어야 하고 변화의 방향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저자는 현대차의 성장은 현대차 노사라는 자신들의 아랫목만 데웠을 뿐 바깥 노동자들이 차지한 윗목은 여전히 냉골이라고 비판한다. 이는 노사의 사회적 역할의 부재에서 비롯됐으며 현대차 노사가 국민기업, 국민노조가 되지 못 하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이에 저자는 현대차가 사회적 책임(CSR)을 자신의 의제로 삼고 노사관계 개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대차 노사관계는 한국 노사관계의 모순이 고스란히 집적돼 있다. 또한 한국 노사관의 중심을 이룬다. 한국 노사관계의 각종 문제를 한 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 노동운동 생태계의 보고인 셈이다. 따라서 현대차 노사관계에 대한 진단과 처방은 ‘하나의 기업’이라는 미시적인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현대차 노사관계가 바뀌면 한국의 노사관계가 바뀐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이 글은 현대차 노사관계라는 프리즘을 통해 한국 노사관계를 살펴보기 위한 시도이자 한국 노사관계를 바꾸려는 노력이다. 노사관계는 각종 모순들이 상호 작용하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일종의 살아 있는 생명체다. 따라서 이 책은 한국 노사관계의 논쟁을 새롭게 점화시키고 있다. <박태주 지음/매일노동뉴스 출간/값 2만원>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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