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손이 가는 얼음…‘한랭자극’ 주의

#.초등학생 권모양(11세)은 하루 세 번 이상 얼음이 가득 든 물이나 탄산음료를 마신다. 평소 차가운 음식을 즐기던 권 양은 최근 때이르게 찾아온 더위를 핑계로 더욱 자주 차가운 음식을 찾고 있다. 여름철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차가운 음식을 찾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과도할 경우 면역계 파괴의 원인이 돼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날씨가 더워질수록 자주 찾게 되는 것이 바로 차가운 음식이다. 특히 성인과 비교해 자제력이 적은 어린이 및 청소년은 여름철 아이스크림이나 얼음 음료 등으로 더위를 식히려 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같은 습관은 면역계를 혼란에 빠트리고 더 나아가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비염이나 아토피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차가운 음식이 독이 될 수 있다. 알려져 있는 것처럼 우리 몸의 체온은 37℃다. 체온을 기준으로 지나치게 차가운 음식을 섭취할 때 우리 몸은 자극을 받는데, 그것이 바로 ‘한랭자극’이다. ‘한랭자극’은 조혈소가 있는 장관 내장계를 직접 공격한다. 조혈소가 면역력을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감안하면 ‘한랭자극’의 위험성을 짐작할 수 있다. 비염, 아토피,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은 ‘한랭자극’과 떨어트려 생각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은 “지속적인 냉음식 섭취로 인한 면역계 파괴는 최근 급증하는 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 중 하나”라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의 경우 냉음식 섭취로 인한 아토피 질환이나 비염 질환 발생 비율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랭자극’을 받을 때 내장계는 약해진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면역계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물론 각종 세균에도 취약해진다. 의학계는 냉장고가 보급된 이후 지난 30여 년의 역사 동안 다발성경화증, 위장성대장염, 류마티스, 폐렴, 당뇨병, 뇌염 등과 같은 질환이 생겨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질병에는 장 속 세균이 각 조직 및 기관의 세포에 들어가 세포 내 감염증으로 발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랭자극’을 피하기 위해서는 음식물을 가려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등은 물론 차가운 맥주 등 술도 ‘한랭자극’을 증폭시킨다. 때문에 0℃ 이하의 음식물 섭취를 자제하고, 수분을 섭취할 때도 얼음 자체를 먹기보다는 미온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 등으로 만든 ‘생맥산(生脈散)’은 여름철 더위에 지친 위나 장을 따뜻하게 한다. ‘생맥산’에 오미자나 감초를 넣어 차처럼 마시면 갈증이 덜 느껴 차가운 음식 섭취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남선 원장은 “차가운 물을 마시면 물이 열을 빼앗아 체온이 내려가는데, 이렇게 되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에너지를 차가운 물에 빼앗기는 꼴”이라며 “질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들도 차가운 음식물 섭취를 줄여 체내의 에너지를 지키고 면역계 및 신경계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