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썰렁했다. 장내에 들어서자 텅텅 빈 좌석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지난 11일 오후 2시 경기 안양실내체육관, 새정치민주연합이 1250만명의 경기도민을 위해 일할 도지사 후보를 선출하는 자리였다. 예비후보들이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외친 연설도 무색했다.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주말 연이은 경선을 통해 전남, 경기 광역단체장 최종 후보를 선출했다. 당은 '민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워 공론조사 방식을 도입했다. 국민을 대상으로 선거인단을 모집해 한 자리에 모아 놓고 후보들의 정견 발표와 토론을 들은 뒤 현장에서 투표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공론조사에 실제 참여하기 위해 현장에 온 선거인단은 지나치게 적었다. 공론조사의 대표성은 물론 결과에 시비가 끊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지난 10일 전남지사 경선에는 1000여명의 공론조사 선거인단을 모집했다지만 실제론 450여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다음날 경기지사 경선에는 모집인원 1550여명 중 겨우 285명만이 현장을 찾아 참여율은 18.4%에 그쳤다. 이는 실제 경기도 유권자 수의 0.003%에 불과한 수치다.선거인단의 참여율이 이토록 낮은 이유는 당원과 비당원 구별 없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을 통해 하향식 모집을 한 탓이라고 당은 설명했다. 20% 에도 미치지 못한 참여율에 대해선 오히려 "기대한 것보다 많이 왔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대상자가 몇백명에 불과한 공론조사 결과가 과연 전체 유권자의 민심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실제로 수백명의 공론조사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수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는 반대로 나와 최종 결과가 뒤집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개혁공천' 차원에서 민심을 더 반영하기 위해 공론조사 방식을 도입한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이를 시행하는 과정에 있어 더 많은 선거인단의 참여를 이끌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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