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최근 네이버와 결별한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이 500억원을 비(非) 게임사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홀로서기 성장통을 겪고 있는 이 의장의 '게임 외도'에 대해 업계는 성장 정체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NHN엔터테인먼트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투자 자회사 NHN인베스트먼트를 통해 8곳의 기업에 약 500억원의 지분을 사들였다. 외국어 교육업체인 에스티앤컴퍼니에 110억원 투자해 지분 16.2%를 확보했고, 일본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 사바웨이와 전자상거래 IT인프라 업체인 온트레이드에 91억원, 10억원을 출자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또한 솔루에타에 대한 지분을 3.61% 추가해 총 17.97%(76억원)로 늘렸다. 아웃도어웹진인 아웃도어글로벌과 디스플레이 부품 업체인 엘티씨에도 각각 15억원을, 디씨지시스템즈와 프리미어에 약 18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처 대부분은 교육, IT인프라, 전자상거래 업종으로 게임과 관련성이 적다. 또한 스타트업 보다는 업력이 3년 이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에스티앤컴퍼니는 창업 5년차, 솔루에타는 13년차, 엘티씨는 7년차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스타트업에 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분할 초기와는 전혀 다른 행보"라고 말했다. NHN엔터가 네이버와 결별한 것은 지난 해 8월. 당시 NHN은 네이버와 한게임을 분할해 포털은 '네이버', 게임은 'NHN엔터테인먼트' 법인으로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최근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준호 의장이 각각 NHN엔터와 네이버 등기이사직을 사퇴하면서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NHN엔터는 분할로 현금성 자본 4000억원을 확보해 최근 투자에 나선 것이다. NHN엔터의 게임 외도는 네이버와 결별 이후 시너지가 약화되면서 실적이 추락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게임 산업의 성장성이 정체기에 돌입한데다 게임 규제가 이어지는 등 안팎으로 척박한 상황이다. NHN엔터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68억원으로 직전년 동기 대비 47% 하락했다. 최근 실적정보 사전 유출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주가에도 영향을 받는 등 악재도 이어졌다. 최근의 행보는 결국 '게임 올인'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단순 투자보다는 수익을 다각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의장이 투자한 인프라ㆍ외국어교육ㆍ전자상거래 등은 'IT'라는 공통된 연결고리가 있다. 에스티앤컴퍼니 역시 글로벌 외국어 교육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NHN엔터는 지난달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온ㆍ오프라인 교육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했다. NHN엔터의 강점인 게임에 IT산업을 접목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고,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NHN엔터 관계자는 "게임 사업악화로 다양한 사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게임 비즈니스와 연계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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