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탈주민 지원 거점 광주시 광산구에 문 열다

"송광한사랑방 개소…정착 지원·주민 커뮤니티 형성 도와"[아시아경제 조재현 기자]“가난한 살림이지만 자식들 안 굶기려고 멀건 죽을 끓여 주시던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어머니 돌아가신 후 홀로 계신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통일 될 때까지 꼭 살아 계세요, 아버지”광주 광산구 송광한사랑방(이하 ‘한사랑방’)에서 열린 설맞이 합동차례에서 북한 이탈주민 나옥실(여·49) 씨가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생사를 걸고 새로운 삶을 찾아온 강한 이들이지만, 두고 온 가족을 떠올리자 금세 눈물이 고였다.이날 합동차례는 북한 이탈주민을 지원하는 한사랑방 개소 기념으로 마련한 것이다. 한사랑방은 북한 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 지역주민들에게 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거점 공간이다. 송광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131㎡(약 40평) 규모로 조성된 한사랑방은 상담실, 프로그램실을 갖췄다.한사랑방은 광산구가 지난 2012년 정부의 북한 이탈주민 정착지원 공모사업에 응모해 받은 국비 8000만 원과 시비 5000만 원 등 1억3000만 원을 투입해 만들었다. 이 공모에 선정된 지자체는 광주·전남에서 광산구가 유일했다.광산구는 당초 우산동 시영2단지 상가건물에 한사랑방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접근성이 좋고, 복지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계할 수 있는 지금의 공간에 한사랑방을 설치했다.한사랑방은 다양한 기관, 단체들이 나서 북한 이탈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다. 광산구 보건소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보고, 광주고용안전센터는 직업훈련과 일자리 알선을 담당한다. 하나센터와 광산경찰서는 지역사회 적응 프로그램 운영과 법률 상담을 맡는다.이와 함께 인근 주민들의 교류 공간 역할도 맡는다. 한사랑방 위탁 운영 기관인 송광사회복지관이 나서 문화강좌와 문화체험, 동아리 활동으로 주민들의 유대감을 높이는데 앞장서기로 한 것.한사랑방 개소식과 설맞이 합동차례를 지낸 200여 명의 참석자들은 식사와 행운권 추첨, 공연이 어우러진 잔치를 함께 즐기며 경계를 허물었다. 이들은 남한과 북한 구분 없이 대화의 꽃을 피우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서로 돕고 살자는 다짐을 했다.민형배 광산구청장은 “광주 전체 북한 이탈주민 574명의 47%인 275명이 광산에 사는 현실에서 한사랑방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북한 이탈주민과 원주민이 더욱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힘껏 돕겠다”고 밝혔다. 조재현 기자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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