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철도노조 파업이 최장기록을 갈아치우며 사회적 파장이 커진 가운데 국회 담당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는 '한가한 기싸움'을 벌여 눈총을 사고 있다.17일 오전 10시부터 열린 국토교통위는 의사일정 순서를 어떻게 정할 것이냐를 두고 오후 4시 현재까지 고성이 오가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이날 국토위는 법안 처리와 함께 사회적 이슈가 된 철도파업 문제를 보고받고 해결책을 논의할 예정이었다.오전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시작된 의사일정 순서의 타당성 문제는 이렇다. 새누리당은 전체회의 안건으로 올라온 이른바 '택시발전법'(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안)을 우선 안건으로 처리할 것을 주장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 정권 때부터 미뤄 온 택시법 처리부터 해야 된다"며 "안건은 통과까지 30분이면 끝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주승용 위원장을 비롯해 야당 의원들은 철도파업 사태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주 위원장은 "오늘 회의에 앞서 양당 간사에게 철도 파업과 관련된 상임위를 열어달라고 협조 요청을 했다"면서 "법안 처리를 하기 위해 모인 자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신장용 의원도 "철도 파업은 국민적인 관심사인 데다 인명의 안전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도 "국민의 발이 묶인 심각한 상황"이라며 "상임위에서 이 문제를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국 회의 시작 1시간 만에 국토위는 의사진행발언만 주고받다 정회했다. 이후 2시40분 속개한 국토위에서도 4시 현재까지 같은 사안으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주승용 위원장이 위원장 직권으로 철도 파업 관련 안건부터 상정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날치기 의사진행'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정회한 시간까지 포함하면 벌써 법안이 통과됐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같은 당 함진규 의원도 "지금 언론에서 국회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데 국회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논쟁이 안 되는 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철도 파업 문제는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같은 신경전 속에 정작 중요한 법안 처리와 최장기화한 철도파업 해법 찾기는 시작도 못하고 방치돼 있는 상태다. 소모적 정쟁싸움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아질 전망이다.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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