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파트너사 지분 인수 일방적 이사회 결의 후 번복…코오롱글로벌 '상호 합의없었다'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SK와 코오롱이 2400억원 규모의 열병합발전 합작사업 지분 관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SK 측이 이사회를 통해 코오롱 측의 소유 지분 상당 부분을 가져오겠다고 결정했지만, 코오롱은 상호 합의가 없는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른바 '돈 되는 사업'에 대한 이권 다툼이라는게 업계 시각이다. 3일 SK그룹에 따르면 집단에너지사업 계열회사인 SK E&S는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개최해 합작 파트너사인 코오롱글로벌의 김천에너지 지분 30%(420만주)를 210억원에 취득, 보유 지분율을 기존 50%에서 80%로 확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취득 방식은 장외거래다. 김천에너지는 지난 2009년 SK E&S와 코오롱글로벌(당시 코오롱건설)이 각각 운영ㆍ정비(O&M), 설계ㆍ구매ㆍ시공(EPC)사 역할을 분담키로 하며 50 대 50 비율로 합작투자한 자본금 700억원 규모의 열병합발전소 건설회사다. 올 상반기 준공 및 시운전을 완료하고 지난 1일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양사 간 갈등은 SK E&S의 일방적인 이사회 결의가 발단이 됐다. SK E&S가 파트너사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코오롱글로벌 측 지분 인수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코오롱글로벌 측은 파트너십을 무색케하는 경영판단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이달부터 상업운전을 가동한 김천에너지의 지분은 여전히 양사가 모두 50%를 들고 있고, 우리 회사는 SK E&S와 지분 매매를 상호 합의한 적이 없다"며 "SK E&S가 이사회를 통해 이 같은 결정을 대외적으로 알린 것은 관련 사업부, 이사회, 공시 담당 업무부서의 심각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코오롱글로벌의 '사실무근'이라는 입장과 달리 SK E&S는 "상호 합의가 이뤄진 내용"이라며 맞섰다. SK E&S 관계자는 "해당 사업부에 문의 결과 코오롱글로벌과 상호 협의가 완료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김천에너지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통한 효율적인 발전소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양사 간 엇갈린 입장에 대해 업계는 이른바 '돈 되는 사업'에 SK E&S가 무리수를 뒀다는 시긱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 파트너사 간 지분 관계는 반드시 상호 합의를 전제로 진행돼야 하는 민감한 부분"이라며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수익이 창출되는 시기에는 이를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지만 (SK E&S의) 일방적인 이사회 결의, 통보는 파트너십이 결여된 조치"라고 말했다. 김천에너지 열병합발전사업은 산업은행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액을 감안할 경우 전체 사업규모만 2400억원대에 달한다. 연간 약 145만t의 증기를 생산해 김천산업단지 내 코오롱인더스트리를 비롯한 9개 업체에 공정용 스팀을 공급하게 되며, 약 47만㎿h의 전력을 전력거래소에 판매한다. 특히 열병합발전사업이 SK E&S와 코오롱글로벌 모두에게 '신규사업 진출'이라는 의미를 갖는 점도 지분 관계를 둘러싼 양사 간 대립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첫 열병합발전 시공 노하우를 익히기 위해 합작에 나섰고, SK E&S는 2011년 3월 기공식 당시 김천에너지 합작과 관련 "기존 도시가스 사업을 뛰어넘어 에너지사업 분야의 선도 사업자로 거듭나는 초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SK E&S는 코오롱글로벌 측과의 불편한 관계를 우려해 뒤늦게 '이사회 의결일로부터 7일내에 모든 열수요처와 열수급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면 본 의결의 효력은 상실된다'는 내용의 기재정정 공시를 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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