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기고 갈린 '누더기 주파수' 또 짜깁기?

2016년 퀄컴서 300Mbps 칩셋 나오면 주파수 대역 또 늘려야 8월 경매서 광대역화 해도 미래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이동통신 업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LTE 주파수 경매가 시작도 되기 전 '누더기 주파수' 논란에 휩싸였다. 장기적인 전략 없이 근시안적으로 주파수 대역을 분배하다보니 경쟁사들이 뒤엉키고 사용도가 혼재하는 파편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 바람에 주파수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3년 뒤 추가로 주파수 대역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광대역폭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주파수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2016년 출시를 목표로 광대역폭인 40MHz 두 개 대역을 묶어 300Mbps 초고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칩셋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이통사들이 사용하는 LTE 주파수는 대역폭이 20MHz로 75Mbps 속도를 낸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준비 중인 경매는 이 대역폭을 40MHz로 늘려 속도를 150Mbps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퀄컴의 300Mbps 칩셋이 나오면 이통사들은 40MHz 대역폭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LTE 주파수가 파편화 현상으로 인해 대역폭 확대가 땜질식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은 800MHz 대역과 1.8GHz대역에서 각각 20MHz폭 ▲KT는 1.8GHz대역 20MHz폭, 800MHz 대역 10MHz폭 ▲LG유플러스는 800MHz 대역과 2.1GHz대역에서 각각 20MHz폭을 사용하고 있다. 8월에 있을 주파수 경매에서는 ▲KT인접대역 1.8GHz(양방향 15MHz폭)을 KT가 가지고 가 35MHz폭을 형성하거나 ▲이통3사 중 누군가가 2.6GHz의 40MHz폭을 가지고 가면 광대역을 이룰 수 있지만 이것도 한시적일 뿐이라는 게 업계의 우려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파수 광대역화를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밑그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인기 교수(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는 "지금까지 주파수 정책은 어느 대역의 20MHz폭 ,10MHz폭이 생길 때마다 경매에 붙였던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한 대역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마구 섞여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잦은 경매로 이통사간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특혜 시비도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폭발적인 트래픽을 요구하는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하나의 이통사가 쓰는 광대역폭이 점점 많아져야 한다"며 "지금 쓰고 있는 주파수들을 재배치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놓지 않으면 앞으로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도 "미래의 주파수 광대역화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채 현재의 주파수 파편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악순환만 반복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제공해주기 위해서도 주파수 광대역화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나영 기자 sn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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