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출신 한명도 없는 한국 대통령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역대 미국 대통령 43명중 30명은 군복무를 했다. 아이젠하워와 케네디는 전쟁 영웅으로 손꼽힌다. 2차대전에 이어 소련과 냉전을 경험한 미국인들에게는 대통령의 군복무는 필수요건이다.우리 대통령들은 어떨까. 면제와 예비역 장군은 있지만 병장출신은 한명도 없다. 이승만, 윤보선 전 대통령은 독립운동으로 병역사항이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일본육군사관학교, 만주군관학교, 조선경비사2기로 육군소장에서 곧바로 육군 대장으로 예편했다.육사 11기출신인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도 육군 소장에서 대장으로 군을 제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6.25 전쟁당시 국방부 정훈국 소속 정훈병으로 군복무를 했다. 하지만 일종의 학도병으로 정규군이 아니어서 남아있는 기록은 없다.김대중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건군초기 해상방위대 부단장으로 군복무를 했다. 현재 해군소령 계급에 해당된다. 이 또한 일종의 민병대인 해상방위대는 남아있는 기록이 없어 공식적으로는 군복무를 확인할 수 없다. 유일하게 병으로 입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최전방 을지부대 소총수로 근무했다. 하지만 상병으로 제대했다.이명박 대통령은 병무청 기록에 1961 년에 현역 입영 판정을 받았지만 1965 년에 폐결핵으로 면제를 받았다. 18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박근혜 당선인은 여성으로 병역의무 대상자가 아니다.결국 한국대통령 중에는 병장출신 군복무자가 한명도 없는 셈이다. 병장출신이 아니라고 해서 올바른 국방정책을 펼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창군에 기여하고 징병제를 시작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위해 율곡사업과 파병을 이뤄냈다. 노무현 대통령도 재임기간 협력적 자주국방을 목표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미국과 합의했고, 국방개혁 2020을 법제화했다.박근혜 당선인도 장병들의 표심을 잡기위해 군복무 기간 단축 및 월급 인상 등 다양한 국방정책을 내놓았다. 이를 놓고 당선 후에도 첫 여성 군통치권자로 군심을 잡을 수 있을지 군 안팎에 논란이 거세다.대통령 자신이 병역의 의무를 지지 않았으면서도 남성이 대부분인 병력 자원을 지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서적 긴장관계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남성 중심적인 군 조직문화는 여성 대통령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정책과 남성보다 부드러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가 해양제국을 거느린 영국군을 지휘한 것처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강전차부대를 보유한 독일군을 지휘하는 것처럼 말이다.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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