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 전성시대 벌써 종말?..투자자 거품 우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통업계의 새로운 ‘노다지’로 여겨지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위기에 직면했다. '벼락부자‘를 노린 신규 인터넷 쇼핑몰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투자자들까지 이커머스 거품을 우려하며 투자를 꺼리고 있는 탓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3분기 미국의 온라인 쇼핑 창업에 몰린 자금이 2000년 닷컴붐을 넘어서면서 벤처 투자자들이 ‘이커머스 거품’을 의심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3분기 미국의 이커머스 분야에 대한 벤처 투자는 2억4210만 달러로 일 년 전보다 두 배가 늘었다. 이는 2000년 승인된 벤처 자금 보다 많은 것이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분야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3분기 온라인 거래 규모는 전체 유통의 4.9% 불과하다. 지난해 2260억 달러이던 온라인 판매는 2016년엔 45% 늘어나 327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000년 닷컴붐에 큰 손실을 입었던 투자자들은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모습이다. 특히 페이스북의 주가 폭락을 지켜본 이후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뚜렷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베이의 전 임원이던 다나 슈탈더는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평가가 부풀어진 것은 분명하다”며 “(이커머스는)운영하기 복잡한 사업이다. 일반적으로 자본 집약적이고 마진은 낮아 대다수 퇴출된 업체는 전형적으로 1~2배 매출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재고 처리 문제와 운송비도 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하는데 걸림돌이다. 이베이와 아마존처럼 견고한 선두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는 온라인 쇼핑몰의 후발 투자자들이 손실을 계속 떠안고 가야한다는 의미다. 페이스북이나 징가, 그루폰에 뒤늦게 자금을 쏟아 부은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자상거래는 자금을 유치하는데 고전했다. 벤투 투자자들이 인터넷 광고와 비즈니스 소프웨어, 웹 분석 등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면서 전자상거래 분야에 투자를 꺼렸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야후, 페이스북 등 웹사이트의 매출이 이커머스 보다 적어도 4배가 많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의 경우 지난 2009년 온라인 신발매장 자포스 닷컴이 생긴 이후 더 이상 2~3배의 판매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