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도 중복편성, 칼대는 소리 커진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금융위원회는 내년 예산에 산은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설비투자펀드의 출자액 600억원을 포함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2011~2015년 중기재정운용계획'에서 산은과 기은의 민영화를 전제로 한 매각대금을 각각 1조원과 9000억원을 수입으로 계상해놨다. 이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는 "해당 출자는 산은ㆍ기은의 민영화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며, 양 은행의 재무건전성 현황 등을 고려할 때, 필요성이 떨어진다"며 필요성이나 공익성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정무위 정호준 의원(민주통합당)은 "이들 민영화와 매각은 현재 증시상황이나 금융환경을 고려하면 매각 가능성이 낮다"면서 "수납여부가 불투명한 세입항목에 대한 예산은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19일 국회예산정책처는 '2013년 예산안 총괄 및 분야별 분석 방향' 보고서를 내놓고 내년 정부부처의 예산 가운데 필요성이 떨어지는 예산, 유사·중복 사업, 과다·과소편성 예산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농식품부가 내년에 신규로 173억원을 배정한 글로벌 K-푸드프로젝트에서는 사업계획이 없는 예비적 성격이고 긴급한 여건의 변화가 발생할 경우 다른 내역사업의 홍보예산으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고 이 가운데 11억원 정도는 삭감해도 된다고 지적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2013년 1349억원) 가운데 신약개발예산(103억원)은 범부처 전주기신약개발사업의 유사한 예산(110억원)과 중복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예산정책처는 농식품부의 귀농귀촌 활성화지원예산(111억원)은 해당사업을 농진청에서도 교육지원사업으로 하고 있어 사업의 유사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이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사업을 하겠다고 잡아 놓은 564억원에 대해서는 "미국 수출 승인이 지연되고 상업구매 협상 보류 등으로 사업 추진 가능성이 불투명해 올해 예산(611억원)이 이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다 편성 사례로 제시했다. 반대로 예산을 예상수요에 비해 낮게 짠 사업도 있었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국가예방접종을 위한 지자체보조금으로 올해 680억, 내년에는 992억원의 예산을 짰다. 예산기준은 장래인구추계 통계를 근거로 잡았지만 예산이 주민등록인구 수가 더 많은 점을 고려하지 않아 적게 잡았다. 복지부는 기초노령연금 지급액을 올해 2조9665억원에서 내년은 3조2097억원으로 늘려놨지만 이 역시 기초노령연금 수급 노인비율을 전체 노인인구의 66.0%로 산정해 법정수급비율인 70%에 미치지 않게 편성했다. 농식품부의 첨단온실 신축지원(800억원), 방사청의 군단정찰용 무인항공기 능력 보강사업(10억원), 국토해양부의 택시통합콜센터구축사업(20억원) 등은 사업계획이 부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예산정책처는 국토해양부의 보금자리주택사업에 대한 주택기금 지원은 2011년도 기준으로 사업비 지원 가운데 미착공분에 대한 지원이 78%에 이르고 있다면서 내년 기금운용을 짤 경우에는 3∼4년차 이상 주택 미착공분에 대한 지원은 적정성을 검토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지난 9월 총수입 373조1000억원, 총지출 342조5000억원 규모의 2013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는 국정감사를 마친 뒤 오는 31일 예산안 심의에 들어간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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