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핀란드 공개 요구..드라기 ECB 총재도 공개 염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중앙은행(ECB) 내에서 통화정책회의 의사록 비공개 원칙을 공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CB가 월례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사록이 공개되면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 결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좀더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고 중앙은행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영국 중앙은행(BOE), 일본은행(BOJ) 등 주요 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의사록을 공개한다. 일례로 FRB의 경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고 3주 후 FOMC 의사록을 공개한다. 특히 현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취임 후 계속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을 차례차례 도입했다. FOMC 후 기자회견 도입, 초저금리 유지 시한 공개 등이 시장과 소통 강화 차원에서 도입한 방안이다. 버냉키 의장은 의사록 공개 시기도 FOMC가 끝난 직후로 바꾸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와 달리 ECB는 매달 열리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을 별도의 보관소 봉인해두고 있으며 30년이 지난 후 공개토록 하고 있다. 1998년 설립된 ECB의 첫 번째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을 확인하려면 아직 16년이나 기다려야 한다. ECB는 통화정책회의 후 짧은 성명서만 공개하고 있으며 총재가 성명서를 읽어주고 미디어로부터 질문을 받는다. ECB의 통화정책위원은 23명인데, 이중 17명은 유로존 17개 회원국의 중앙은행 총재들이다. 의사록이 공개되면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과 총재들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ECB는 의사록을 비공개로 해왔다. 하지만 최근 ECB가 발표한 전면적 통화거래(OMT) 등 금융위기 후 ECB의 유로존 국채 매입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면서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르키 리카넨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ECB의 새로운 국채 매입 계획에 대한 논쟁이 있는 상황이라면 방침을 바꾸는 것을 선택하겠다"며 "ECB 통화정책 논의 내용을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의사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도 의사록 공개가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지난 통화정책회의에서 국채 매입 계획에 홀로 반대했다. 이와 관련 분데스방크는 단순히 표결로 드러난 결과보다는 실제 국채 매입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는 훨씬 더 크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의사록이 공개되면 국채 매입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인지 더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ECB도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의사록 공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독일 미디어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의사록을 공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어떤 형식으로 공개할지, 세부 내용을 어디까지 공개할지에 등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ECB의 의사록 공개 여부는 통화정책위원의 과반 표결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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