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국민운동' 등산의 계절이 오면 바빠지는 곳은 산 아래 파전집과 척추관절 병원이다. 잘 하는 등산은 최고의 정신ㆍ신체적 운동효과를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병원 신세를 톡톡히 져야 한다. 문제는 그 중간 경계선을 안전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 산 속에서 생긴 '약간'의 차이는 매우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주말 산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다음의 조언을 숙지하고 떠나도록 하자. ◆준비 없는 운동은 '독'등산이 건강에 좋은 이유는 수십 가지를 댈 수 있지만, 산을 오르면서 근육을 지속적으로 펴주는 운동을 통한 근력강화 효과가 대표적이다. 특히 척추뼈를 지지하는 복근과 척추기립근이 단련되며 근육이 튼튼해진다. 또 신경말단까지 혈액순환이 잘 돼 만성 척추질환에도 좋다. 반대로 평소 운동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 있는 움직임이다. 뼈와 관절을 둘러싼 근육과 인대가 긴장하면서 부상을 입게 되는 것이다. 등산과 하산 때는 체중의 2∼3배가 무릎과 허리에 쏠린다. 이는 척추ㆍ발목염좌나 디스크손상, 무릎연골 부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흔한 부상은 '발목이 삐었다'고 표현하는 발목염좌다. 발을 헛딛거나 심하게 꺾이는 경우 생긴다. 발목 자체가 불안정하고 맞지 않는 등산화를 신었을 때도 위험하다. 발목 부상은 등산보다는 하산 때 더 많이 발생한다. ◆통증 1주일 넘으면 병원 찾는 게 현명"살짝 삐끗한 것 같은데 좀 지나니 괜찮다"고 방치하면 같은 곳을 다시 다치는 불행을 당할 수 있다. 불완전한 발목으로 보행하거나 운동 중 다시 손상을 입는 것인데, 반복되면 만성 재발성 염좌가 되기도 한다. 또 심하게는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적극 치료하는 것이 좋다. 등산 중 발목을 다쳤다면 얼음으로 찜질하고 붕대로 압박해준다. 응급처치를 했음에도 증상이 심하면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골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등산 중 허리가 삐끗한 경우는 더 세심히 대처한다. 이때는 무리해서 움직이려고 하지 말고 누운 상태에서 발끝을 펴고 기지개를 펴본다. 고양이처럼 네발로 땅을 짚은 상태에서 골반을 살짝 흔들어주면 통증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산을 내려온 후에는 통증 정도와 상관없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또 따뜻한 물에 들어가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통 등산 후 근육통은 1주일 정도 지나면 완화되기 때문에 그 이상 지속되면 연골이 파열됐거나 관절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다리가 당기거나 저리는 등 이상감각이 느껴지면 병원을 찾는 게 현명하다. 무릎도 부상이 흔한 부위다. 충분한 스트레칭 없이 급하게 산을 오를 때 문제가 잘 생긴다. 허벅지 바깥쪽을 타고 무릎으로 내려오는 긴 인대를 장경인대라고 하는데 무릎 관절을 지탱해주고 무릎이 바깥쪽으로 젖혀지지 않도록 해준다. 장경인대의 길이가 짧아지면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할 때 통증이 나타난다. 산행 초기에는 괜찮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릎에 뻐근함이 느껴지고 특히 하산할 때 통증의 강도가 심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얼음찜질로 붓기를 진정시키고 물리치료와 소염진통제 사용으로 증상을 완화시킨다. 가벼운 수영도 도움이 되는데 자전거 타기와 계단 내려오기와 같은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심장질환ㆍ골다공증 환자는 '요주의'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등산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하더라도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의 가벼운 산책 정도를 택한다. 깊은 산속에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가 대표적이다. 당뇨환자는 공복으로 운동을 하면 저혈당에 쓰러질 수 있으므로 등산 전 식사를 꼭 하도록 한다. 위급 상황에서 재빨리 혈당을 올릴 수 있는 포도당이나 사탕, 초콜릿을 준비하는 건 기본이다. 골다공증이 심한 사람은 넘어져 쉽게 뼈가 부러질 수 있음을 고려한다. 어지럼증, 빈혈환자도 등산을 해야 한다면 가벼운 코스를 선택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량을 자신의 체력 중 70% 정도만 사용하는 수준으로 맞추고 시작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다. 자료 :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자생한방병원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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