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약관은 '무효'… 부동산 불공정 약관들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보면 '일절' '어떠한' 같은 단정적인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일절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든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식의 사업자 중심적인 내용이 대다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이렇게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부동산 불공정 약관 11가지를 정리해 공개했다. 이런 약관들은 상위법에 어긋나 모두 무효다. ●팸플릿 등은 실제 시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원인으로 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홍보물 표시사항이 실제와 다르면 고객에게 예상치 못한 손해를 끼칠 수 있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이다. 고객의 항변권 등을 이유 없이 제한해 무효)●계약을 해제할 때 분양대금의 20%를 위약금으로 지급해야 한다(표준약관은 위약금으로 분양대금의 10%를 지급하도록 정했다.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지워 무효)●관리비 체납액에 연 34%의 연체료를 가산해 납부해야 한다(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연체금리가 보통 연 14∼21%며, 공과금 연체이율은 통상 1.5∼5%이다.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지워 무효)●계약 해제 때 이미 낸 대금의 이자는 환불하지 않는다(계약을 해제할 때는 상대방에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 반환 대상이 금전이면 받은 날부터 이자를 계산해 반환해야 한다. 원상회복 의무를 부당하게 낮춰 무효)●지정 업체 및 기관이 정하는 관리규정을 따른다(관리회사를 지정할 때는 분양받은 사람들에게서 개별적으로 관리권을 위임받아야 한다. 일방적으로 작성한 약관에 의해 지정 관리회사에 위임하는 것은 무효)●미입점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분양받은 사람이 책임진다(사업자의 고의 또는 중대 과실로 인한 책임을 배제하므로 무효)●지구 내 학교의 개교시기 및 건물위치는 교육청 결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므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사업자가 허위ㆍ과장 광고를 해 분양받은 사람이 손해를 입으면 마땅히 배상을 해야 한다. 사유를 따지지 않고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도록 한 건 무효)●보존등기 및 소유권 이전등기는 입주일과 관계없이 지연될 수 있다(매수인이 계약대금을 완납했는데도 매도인이 소유권 이전등기 의무를 게을리하면 채무 불이행이다.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의무를 소홀히 할 수 있도록 해 무효)●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특약사항은 일절 인정하지 않는다(약관법을 보면 사업자와 고객이 약관과 다르게 합의한 사항은 약관보다 힘이 세다. 고객과의 개별 약정을 일절 인정하지 않는 조항이므로 무효)●분쟁이 발생하면 소송은 사업자 소재지 관할 법원으로 한다(경제적 약자인 고객에게 불편을 가져올 우려가 있어 무효)●기타 본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계약 해제 사유는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 포괄적이고 불분명해 사업자가 함부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어 무효)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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