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공개 날벼락..통신사의 '삼중고'

이통사 삼각파도 덮친다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LTE 투자, 요금 인하, 원가 공개.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 통신 시장이 롱텀에볼루션(LTE) 등 새로운 서비스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신규 네트워크 투자에 대한 부담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요금 인하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통신 원가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내려지면서 경영의 핵심 내용까지 훤히 노출될 위기에 처했다.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이동통신사의 경영을 위협하는 상황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통신사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당장 6일 법원이 통신 원가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인가 사업자인 SK텔레콤은 핵심 경영 정보를 외부에 드러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은 항소를 검토하고 있지만 원가 공개가 현실이 될 경우 서비스별 비용 및 수익에 대한 상세내용이 포함된 영업보고서와 요금제 산정배경, 공급비용, 경쟁에 미치는 효과 등이 담겨 있는 약관신고서류 등을 경쟁사에 내줘야 한다. 각 업체가 요금제를 만드는 과정과 향후 전략 등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이 원가 보다 비싼 요금제를 만들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의심에서 출발했다는 점도 통신사들의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다. 원가 공개로 인해 영업 비밀이 노출돼 공정한 경쟁 환경이 무너질 뿐만 아니라 향후 요금 인하 압박도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통신비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통신 요금을 둘러싼 업체들의 고충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적을 살펴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이동통신3사는 지난해 기본료 인하 등의 여파로 무선통신서비스 매출이 감소세에 접어든 데 이어 올해도 상반기까지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무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0억원이 줄었고 2분기에는 572억원이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이통3사의 매출 감소가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신사들은 요금 인하 압박에 대해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통신사들의 매출액 대비 투자비(CAPEX) 비중은 해외 주요 통신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은 지난 2분기에 20% 이상을 기록한 반면 미국의 주요 통신사는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이 같은 통신 투자를 고려하지 않고 요금 인하만을 주장하면 통화품질이 떨어지거나 심한 경우 불통사태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업계 관계자는 "통신비는 이용량, 관련 인프라, 단말기 교체주기, 서비스의 안정성, 속도, 품질 등을 떠나서 논의하기 어렵다"며 "무조건 인하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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