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디스카운트'에 무너진 '코리안 드림'

외국기업 국내 상장 5년 명과 암 시리즈(上)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국내 증시에 외국기업이 상장한지 5년이 되간다. 3노드디지탈이 2007년 8월17일 중국기업인 3노드디지탈이 국내 증시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 수는 18개로 늘어났다. 지난해 3월 중국고섬의 거래정지 이후 외국기업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면서 대부분의 외국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문을 두드리다 돌아선 외국기업들의 숫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그러나 외국기업들에 대한 문호를 넓히고 그들을 받아들여 국내 증시를 글로벌 증시로 육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외국기업 상장 5년을 되돌아보고 글로벌 증시로 한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짚어보기로 했다. 국내 증시 외국기업 상장 1호인 3노드디지탈은 상장 직후 11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외국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3노드디지털의 상장 이후 2009~2010년에 외국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이 붐을 이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기업 상장 수는 2007년 2개사, 2008년 2개사에 이어 2009년과 2010년에는 각 6개씩으로 3배가 늘었다. 이중 중국기업들이 단연 눈에 띄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 18개 중 중국기업이 15개가 중국기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중국기업들의 이같은 한국 상장 러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중국내에서는 상장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중국내 수많은 기업들이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상장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경우 상장요건을 제대로 갖출 경우 다른 곳에 비해 단시간에 상장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또한 당시 중국 정부에서 긴축정책으로 대출을 옥죄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았다. 대출이 어려워지며 자금 조달을 위해 상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상장이 가능한 한국이 적격이었다. 상장을 하려는 기업들 대부분이 제조업 관련이라는 점도 한국을 선택한 요인이었다. 홍콩 증시의 경우 금융과 서비스업 위주이다 보니 제조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안으로 여겨지는 싱가포르의 경우 한때 중국기업들의 상장 러시를 이뤘으나 거래량이 많지 않고 한국에 비해 자금의 흐름도 활발하지 않아 중국기업들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중국기업을 제외한 다른 국적의 기업들은 한국계가 소유한 화상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아무래도 연고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의 상장이 여러 모로 편리할 것이란 점에서 한국에서의 상장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들의 '코리안 드림'은 예상밖의 복병을 만나면서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지난해 3월말 중국고섬이 회계문제로 상장 두 달만에 거래가 정지되면서 외국기업들의 악몽이 시작됐다. 외국기업에 대한 불신감이 급속도로 확산됐고 시장은 외국기업들을 외면했다. 그 결과 외국기업 대부분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13일 주가를 기준으로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은 코라오홀딩스와 중국식품포장, 중국원양자원 3곳 뿐이다. 웨이포트는 공모가 1400원에서 현재가 691원으로 떨어졌고 에스앤씨엔진그룹(옛 중국엔진집단)은 공모가 6000원에서 현 주가는 3200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3노드디지탈은 2500원에서 853원으로 내려갔다. 공모가가 5600원이었던 화풍집단 KDR은 현재 주가가 1350원이다. 국내 상장된 한 중국기업 관계자는 "한국에 상장할 당시만 해도 매우 기대가 컸다. 하지만 차이나디스카운트 등 외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자금 조달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금 조달한다고 공시를 냈다가 자칫 바닥 수준인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푸젠성, 장쑤성, 저장성=송화정 기자 pancak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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