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입자' 힉스일까, 힉스의 쌍둥이일까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현대 물리학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힉스 입자의 발견이 가까워졌다. 힉스와 매우 유사한 새로운 입자가 발견됐다. 올해 연말 무렵에는 이 입자가 진짜 힉스 입자인지, 혹은 힉스 입자의 '쌍둥이'인지 가려진다.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는 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국제고에너지학회(ICEHP)에서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CERN 산하 2개의 힉스 입자 연구팀 중 하나인 CMS이 125기가전자볼트(Gev) 질량 영역에서 힉스 입자와 유사한 새 입자를 발견한 것. 힉스 입자는 우주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답을 줄 수 있는 마지막 열쇠로 불린다. 현대물리학의 근간이 돼 온 표준이론은 우주가 17개의 입자로 구성돼있다고 본다.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와 힘을 전달하는 보존 입자다. 이 중 '화룡점정'인 것이 힉스 입자다. 힉스 입자는 이 16개의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존재다. 힉스 입자가 발견되면 자연계에 질량을 전달하는 '제 5의 힘'이 존재한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힉스 입자는 질량의 기원이나 마찬가지다. 힉스 입자가 없으면 우주의 질량은 0이다. 그래서 힉스 입자는 '신의 입자'로 불린다. 그간 CERN 연구진들은 거대강입자충돌기(LHC)에서 양성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킨 뒤 충돌시켜 힉스 입자를 탐색해왔다. 빅뱅과 유사한 상황을 만들어 힉스 입자가 출현하는지 탐색하는 것이다. 실험은 양성자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뮤온과 전자 같은 물질의 에너지양을 측정해 힉스 입자의 가능성을 어림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번에 찾은 입자의 성질은 힉스 입자와 5시그마 수준으로 유사하다. 5시그마는 170만번에 한 번 정도 실수가 날 확률이다. 일치율 99.99994%라는 얘기다. 과학계가 표준이론을 정립하고 힉스 입자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 역사는 50년에 달한다. 1964년 영국 물리학자 피터 힉스가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의 존재를 제시하면서 힉스 입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본격적으로 조사에 나선 것은 20년이 넘었다. 이 날 힉스 입자의 존재를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던 기대와 달리 CERN은 연말까지 더욱 조사가 필요하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새로 발견한 입자가 진짜로 힉스 입자인지, 아니면 힉스와 매우 유사한 새로운 입자인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CMS 한국팀 대표인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올해 LHC 가동 에너지를 올리면서 기대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순식간에 얻게 됐다"며 "12월까지 쌓일 데이터는 지금 얻은 양의 약 3배로 예상되며, 그 정도 데이터면 새로운 입자가 힉스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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