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도 공짜로 소변보게 해달라!'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여성도 공짜로 소변보게 해달라!”인도의 경제수도에서 뭄바이에서 ‘소변 권리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공중화장실을 늘리는 것은 물론, 여성들이 공짜로 소변을 볼 수 있게 해달라는 게 캠페인의 요지로 운동가들은 여성들이 돈을 주고 소변을 보는 불평등은 여성차별이라며 지난 몇 달 동안 여성들에게 '소변볼 권리'(the Right to Pee)를 요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세계 2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는 화장실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인구조사 결과 인도 주택의 절반 이상이 화장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지난 10년간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성장하는 도시에서 슬럼이나 기준 이하 주택들이 확산되면서 악화됐다.이 때문에 용변을 해결하기 위해 공중화장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여기에 성차별이 있다는 게 문제다. 여성용 화장실의 숫자가 적은 것은 물론, 돈을 받고 있다. 뭄바이 시의 공중화장실은 남성용이 5993곳인 반면 여성용은 3536곳이다. 남성용 소변기는 따로 2466개나 있다. 수도 뉴델리 사정은 더 심각하다. 공중화장실은 남성용이 1534곳인 반면, 여성용은 10분의 1도 안되는 132곳에 불과하다.시골에서는 여성들은 들판에서 소변을 봐야 하고 놀림을 당하거나 성폭력을 당하기도 한다.공중화장실은 대개 남자 관리원이 있는 어둡고 더러운 외딴 건물에 있다.화장실을 이용하려면 돈을 내야 하지만 남성은 소변을 볼 때 돈을 내지 않는다. 그러나 여성은 소변을 볼 때도 돈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관리인들은 “소변만 보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강변한다고 한다.뭄바이 북부 외곽의 슬럼인 시바지 나가르에는 35만명이나 혹은 그 이상이 살고 있는데 공중화장실은 300명당 1개 꼴일 정도로 적다. 여성들은 새벽 일찍 화장실을 가거나 자주 가지 않기 위해 물을 덜 마시고, 갈 때를 대비해서 잔돈을 갖고 다닌다.이 곳에서 여성들은 2루피를 낸다. 화장실 요금은 2~5루피(미화 약 4~9센트)로 얼마 안된다고 여길 수도 있다. 인도의 소득수준이 낮고, 도시빈민 기준이 하루 29루피 이하를 버는 사람이라고 인도 정부가 규정한 점을 보면 이 돈은 결코 적은 금액이라고 할 수 없다.시바지 나가르에 사는 월 소득이 약 27달러에 불과한 한 주민은 “그돈은 나한테는 비싸다”면서 “그것이 식품구입비를 갉아먹는다”고 하소연했다. 화장실 관리원들은 돈을 받는 이유로 전기세와 물세,청소비를 대야 한다고 둘러대지만, 공중화장실은 물구경이나 청소는 구경도 못했을 만큼 지저분하고 악취가 진동한다고 NYT는 전했다. 소변권리 운동을 벌이는 한 운동가는 “그들은 속이고 있으며,돈을 착복하고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지난주 뉴델리에서 정부 기획위원회가 화장실 수리에 5만4000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을 때 그것이 인도를 뒤흔든 미니 스캔들이 된 것은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시민운동 덕분에 공무원들도 움직이고 있다.이 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 활동가들은 지난주 뭄바이 시 공무원들을 만나 시내 전역에 여성용 화장실을 수백 곳 짓겠다는 계획을 들었다. 일부 지방 의원들은 지역구내에 여성용 공중화장실을 더 짓겠노라고 공약하고 있어 시민단체 활동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고 NYT는 평가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희준 기자 jacklondon@<ⓒ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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