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본 게임은 이제부터'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임상 성공한 셀트리온, 앞으로의 과제는?

[베를린(독일)=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또 한 고비를 넘겼다. 임상시험은 가장 까다로운 상대였다. 하지만 성공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대전(大戰) 본선에 선착했다.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과연 만들 수 있겠어?"라는 견제구는 "잘 팔리겠어?"로 뉘앙스만 달리해 셀트리온을 공격해올 것이다. 이 질문에 답해야 할 사람은 유헌영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장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생산은 셀트리온이, 판매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맡는다. 유 사장을 8일 독일 베를린 유럽류마티즘학회장에서 만났다. 이 날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CT-P13'의 임상시험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전 세계 의료인, 제약회사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그들은 유 사장을 찾아와 질문 혹은 협상을 시도했다. -주로 누가 찾아오고 어떤 질문을 하던가요?의사들은 제품 신뢰도에 관해 묻고 제약사 직원들은 "우리와 함께 일하자"고 하지요. 자기들에게 판매권을 달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미 전 세계 유통 전략을 완성했기 때문에 "늦었다"고 하죠. 그래도 "빈 곳이 생기면 연락을 달라"고 하더군요.

유헌영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장(왼쪽)과 즈루부카(Zrubka) 이기스(Egis) 바이오테크 비즈니스 책임자가 8일 유럽류마티즘학회 학술대회장에 설치된 셀트리온헬스케어 부스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이기스는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동유럽 17개국 유통을 책임지는 회사다.

-바이오시밀러, 얼마나 싸게 팔 건가요.오리지널 제품인 인플릭시맙(제품명 레미케이드)도 나라마다 값이 달라요. 그에 맞춰 적절하게 정할 것입니다. 만일 경쟁사가 가격을 내리면 우리는 그보다 더 내리면 됩니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선 우리가 절대적으로 유리하죠.-"싸면 무조건 팔린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있습니다. 항체의약품은 매우 비싸 의료비 부담이 큽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약값을 내는 경우는 더 그렇죠. 의사 입장에서도 쓰고 싶지만 환자 부담 때문에 처방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나오기만 하면 바로 쓰겠다"고 합니다. 제품 신뢰감을 주는 마케팅이 중요하지만 일단 시장의 요구는 강하게 느껴집니다. 보수적인 의사들의 성향으로 볼 때, 바이오시밀러로 처방패턴이 갑자기 바뀌긴 어려울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맞는 말이다. 하물며 이름도 생소한 한국의 작은 제약사가 만든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라면.불편한 질문에 대한 답은 즈루부카(Zrubka) 씨에게 넘겼다. 그는 셀트리온 제품의 동유럽 17개국 유통을 담당하는 헝가리 이기스(Egis)社 바이오테크 비즈니스 책임자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규제당국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해주면(시판허가) 그 문제는 자동으로 해결된다." 즈루부카 씨 말대로 유럽연합 보건당국(EMA)의 허가는 본선시합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유 사장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쯤으로 시점을 내다봤다. 실제 판매는 각 국가별 특허 상황에 따라 다른데, 허가 직후 가능한 곳부터 곧바로 판매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두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갑자기 2년 전 일이 궁금해졌다. 2010년 이기스社는 '상상속'에만 존재하던 바이오시밀러에 거액을 투자하며 셀트리온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했느냐"고 묻자 즈루부카 씨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했다. 물론 셀트리온과 우리 모두 리스크(risk, 위험)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 리스크를 함께 지기로 했고, 이제는 베너핏(benefit, 이익)을 즐길 때가 됐다"고 답했다.베를린(독일)=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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