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스마트폰 '가격하한제' 전격 폐지

지난달 1일 도입한 할부하한가 정책 지난 18일 공식 종료..KT發 LTE폰 마케팅 과열 본격화 우려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KT가 스마트폰 마케팅 과열 경쟁을 자제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도입한 할부하한가 정책을 한달여 만에 전격 폐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도입 후 마케팅 과열 경쟁을 우려하는 정부 당국의 기조에 동참했던 KT가 번호이동 시장에서의 부진을 떨쳐내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된 2·4분기 KT발(發) LTE 스마트폰 마케팅 경쟁 과열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8일 전국 온·오프라인 영업점을 상대로 지난달 1일부터 도입한 할부하한가 정책을 폐지하라고 지시했다. 할부하한가 정책은 각 스마트폰 모델별로 할부금의 하한가를 정해 고객들에게 특정 가격 이하로 판매하지 않도록 강제한 가이드라인으로 지나친 마케팅 출혈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추진한 페어프라이스(Fair Price) 정책의 일환이다. 실제 KT는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전국 모든 매장의 스마트폰 판매가격을 동일하게 공개하는 페어프라이스 정책을 도입, 업계 마케팅 과열 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선 바 있다. 당시 페어프라이스는 고객들에게 실제 판매되는 가격을 공개하는 이른바 '가격상한제' 성격이었다면 할부하한가 정책은 영업 현장에서의 실천 의지를 단속하는 '가격하한제'인 셈이다. 도입 당시 KT의 가격하한제 실천 의지는 확고했다. 정해진 할부금 하한가 이하로 판매하는 영업점에 대해서는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당시 할부 하한가가 적용된 모델은 갤럭시S, 아이폰4S 등 인기 스마트폰 17종에 달했다. 번호이동 가입을 조건으로 갤럭시노트 32기가바이트(GB)는 72만원, 갤럭시S2 HD LTE는 62만원, 아이폰4S 32G(67만원), 옵티머스 태그(TAG) LTE는 52만원선으로 책정됐다. 각 단말기 가격을 할부개월수로 나눠 그 이하로는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KT 관계자는 "LTE 스마트폰 판매시장에서 리베이트가 경쟁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영업현장에서 (KT가 추진하고 있는) 페어프라이스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불만이 높은 상황"이라며 "이에 공식적으로 가격하한제 정책을 폐지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세대(3G) 스마트폰이나 LTE 스마트폰 구분 없이 각 영업점을 상대로 가능한 최대한의 비용 투입을 유도, 신규가입자 및 번호이동 가입자들을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KT의 가격하한제 폐지 신호가 업계의 2분기 마케팅 과열 양상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유치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번호이동시장에서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KT는 22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뺏긴 상황에서 정부 당국의 마케팅 과열 경쟁 우려 기조에 무조건적으로 동참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향후 마케팅 과열 양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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