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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쪽방지역 무담보 소액 대출 사업 실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쪽방지역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무담보소액대출을 해주는 ‘해피존 사업’(From ⓗunger ⓐnd ⓟoverty, ⓟrotect ⓨou : 배고픔과 빈곤으로부터 당신을 보호합니다)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해피존 사업은 신용상태가 좋지 않아 일반 금융거래나 대출이 어렵고 위기상황이 닥칠 경우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쪽방 주민들이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소액을 무담보로 대출해주는 사업이다.긴급하게 의료비, 생계비 지원이 필요한 경우나 위기상황에 처한 경우 생활의 안정을 위해 대출해준다.대출금액은 1인당 최대 10만원이다. 이 사업은 종로구 지역 내 기업인 네오쉬핑 유동현 대표가 기탁한 1000만원 성금을 종잣돈으로 출발, 앞으로 추가 필요 예산은 종로구 사회복지협의회의 지역사회 모금액과 성금을 기탁받아 충당할 예정이다.

해피존 사업 설명회

돈의동쪽방상담소와 창신동쪽방상담소에서 면접을 거쳐 대출대상자를 결정하며 대출이자도 없고 상환기간 또한 정해져 있지 않다. 대신 대출금액을 상환한 사람에 대해서는 추가지원이 가능하지만 상환하기 전까지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능력에 따라 금액을 나누어 상환할 수도 있다. 또 단순히 돈을 지원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쪽방상담소는 소액대출을 받은 쪽방주민이 돈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하고 돈을 갚을 수 있도록 금전관리도 지원할 예정이다. 뿐 아니라 쪽방상담소와 협력, 종로구청 희망복지지원팀의 위기가구 사례관리자들은 해당 쪽방주민의 사후관리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도심 한가운데인 종로구에는 종로3가역과 동대문역 두 곳의 쪽방촌이 있다. 말 그대로 한 평 내외 방인 쪽방은 성인 한 사람 겨우 누울 수 있는 곳으로 독거노인에서부터 장애인 중증질환자 일용직노동자 무연고자에 이르기까지 약 1000여명이 살고 있다. 이 중 3분의 1정도만 기초생활수급자이며, 나머지는 빈곤과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해피존 사업 운영 구도

기초생활수급자 조차도 한 달 월세 20여만 원을 내고 나면 식비조차 해결하기 빠듯하다. 여기에 질병이나 사고를 당하면 더 이상 대처할 수가 없는 무방비 상태가 된다. 그동안 종로구는 해당 동주민센터와 쪽방상담소와의 협력을 통해 어려움에 놓인 대상자를 발굴하고 정기적으로 방문해 이들의 주거환경개선을 비롯해 생필품지급, 긴급생계비와 의료비 지원 등을 해왔다.그리고 주기만 하는 복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쪽방지역 거주자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자립해 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자는데 뜻을 모아 이번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 20년 넘게 돈의동 쪽방에 살고 있는 이정수(55,가명)씨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돈이 필요해도 빌려주는 데도 없고 돈이 없으면 굶고, 아파도 치료비 걱정에 병원 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아무 조건 없이 돈을 빌려준다고 하니 고맙고 믿어주는 만큼 쪽방 사람들도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특수사업인‘해피존 사업’을 통해 쪽방지역 거주자 각각에 맞는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며, 위기상황에 대처하고 자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이번 사업이 사회적으로 소외받던 쪽방 주민들이 믿음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쪽방지역의 자활문화 정착에종로구와 지역주민이 더욱 협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이밖에도 지난해에 이어 쪽방주민 중 알콜중독자의 자활을 돕기 위한 ‘알콜교육 및 원예치료프로그램’도 하반기부터 실시할 계획이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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