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 줄줄이 퇴출위기

적자에 투자금마저 묶여 '사면초가'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증시에 상장된 벤처캐피털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끊임없이 퇴출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업체들도 많아 결산기가 끝날 시점에는 더 많은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증시에서 간판을 내리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한림창투는 지난 5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창업투자회사의 등록취소 여부에 대한 청문실시를 통보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청문실시 결과 중소기업창업투자 등록이 취소될 경우 한림창투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될 수 있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등록이 취소될 경우 주된 영업정지 사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림창투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반기보고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해 상장폐지 우려가 제기됐고 이어 9월에는 시가총액 40억원 미만 30일 연속으로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추가되면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언급됐다. 또한 올해 2월 거래소는 한림창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4억7600만원이었는데 연간 매출액은 42억7900만원이라고 공시한 것에 대해 임의적, 일시적 매출을 통한 상장폐지 요건 회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조사를 할 수 있다며 투자 유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끊임없이 벤처캐피털의 퇴출 소식이 전해졌다. 4월에는 넥서스투자가 횡령·배임 혐의와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됐다. 제일창투는 지난해 3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가 결정됐었다. 이후 이의신청, 상장폐지금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기사회생하는 듯 했지만 결국 횡령·배임으로 다시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에 오르며 퇴출 수순을 밟았다. 12월에는 그린기술투자가 최대주주 변경 및 횡령·배임 등으로 퇴출됐다. 무한투자 역시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등록 취소 청문회 실시로 상장폐지 우려가 제기됐지만 등록 유지가 결정되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부 벤처캐피털들은 적자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성창투는 지난해 영업손실 21억31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가 대폭 확대됐다. 엠벤처투자와 우리기술투자는 지난해 각각 영업손실 65억6800만원, 31억66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처럼 벤처캐피털들이 퇴출 리스트에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이유는 투자의 선순환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투자한 벤처기업이 상장을 하고 다시 자금을 회수해 또 다른 기업에 투자를 하는 구조가 돼야 하는데 벤처기업에 투자한 후 자금 회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진행하다 결국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송화정 기자 yeekin77@ⓒ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