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피셔, 현재보다 미래를 보라

투자 거장에 비법을 묻다

[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불안한 증시 상황에서 대부분의 증권전문가들은 기업의 성장성보다는 안정성에 주목해 투자를 할 것을 권유한다. 그러나 필립 피셔(사진)라면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을 것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가 아니라 '앞으로'이기 때문이다.'성장주 투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피셔는 1958년 발간한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란 저서를 통해 '성장주 투자이론'을 내놨다. 위대한기업, 즉 현재 주가가 비싸더라도 뛰어난 성장 잠재력을 지닌 기업을 발굴해 장기투자하면 반드시 큰 수익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의 투자철학은 한 마디로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팔면 된다"였다.이런 철학이 빛을 발한 투자사례는 모토롤라다. 피셔는1950년대 모토롤라의 창업자인 폴 갤빈의 아들 밥 갤빈을 만났다. 당시 월가에서는경영권 세습의 문제로 모토롤라에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피셔는 모토롤라의 성장성을 간파하고 1956년 주당 42달러에 주식을 사들여 44년이 흐른 2000년에 주식을 팔았다. 당시 모토롤라의 주가는 1만달러. 44년간의 장기투자로 240배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매뉴책처링 데이터 시스템즈'란 회사엔 상장되기 전에 투자해 100배 이상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그만큼 피셔는 '위대한 기업'을 발굴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위대한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피셔는 철저하고 광범위한 '정보 수집'을 강조했다. 기업에 대한 각종 자료 수집은 물론, 경쟁업체, 납품업체, 고객 등을 가리지 않고 만났다. 심지어 퇴사한 임직원까지 찾아가 회사에 대한 평가를 들었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 투자 판단이 서면 그는 해당 기업의 경영진을 찾아갔다. 그가 경영진에게 던진 질문은 "경쟁업체에선 '아직'하고 있지 않지만 당신 회사가 독특하게 하고 있는 게 무엇인가"였다. 그 기업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뛰어난 성장성을 보일 것인지를 가늠해 보기 위한 것이었다.
최고경영진의 신제품·신기술 개발의지를 포함해 피셔는 위대한 기업발굴을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항목으로 15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경영인의 자질과 신뢰성, 경영의지 등이 강조돼 있으며 노사관계, 임원들간의 관계도 포함돼 있다. 50여년이 흐른 지금도 피셔의 저서는 스탠포드 등 세계 유수의 MBA과정에서 교과서로 사용되면서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그러나 모든 개인투자자가 피셔와 같이 사설조사를 벌일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피셔가 제시한 15가지 항목을 확인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언론'을 이용할 것을 조언한다. 투자가치가 있는 상장사라면 언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언론기사엔 의외로 최고경영자의 경영마인드나 자질이 엿볼 수 있는 정보가 곳곳에 있다"며 "관심있는 기업에 대해 꾸준히 기사를 살피면서 행간을 읽는 안목이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박은희 기자 lomore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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