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파장이 한미FTA보다 크다는 주장, 아직 모른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정부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국내 산업이 받을 영향이 한미FTA 보다 클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수긍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한중FTA가 아직 협상을 시작하지도 않은 만큼 속단하기 이르다는 논리다. 피해품목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농산품의 경우 중국이 자국 내 수요도 감당하지 못하는 만큼 FTA로 인해 당장 한국으로 수입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12일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고 최근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공식화된 FTA에 대한 정부의 향후 대응방안을 소개했다. 박 본부장은 "기존 FTA 협상과 달리 중국과의 FTA는 민감품목의 경우 단계를 나눠 협상한다는 방침"이라며 "아직 정식 문서로 교환하진 않았지만 중국측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정부가 밝힌 두단계 협상은 이렇다. 우선 민감품목과 일반품목을 나눠 각 항목별로 어느 정도로 양국간 개방할지, 또 품목은 어느 정도로 나눌지 등에 대해 1단계 협상한다. 1단계에서 합의점을 찾을 경우 다음 2단계로 넘어간다. 어떤 품목을 민감품목으로 넣을지, 또 민감품목 가운데서도 각 품목별 개방수준을 어떻게 할지 등은 첫 단계에서 대부분 논의되기 때문에 1단계 협상만 마무리된다면 2단계는 상대적으로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이처럼 단계를 나누는 이유는 협상 과정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중간에 그만두기 위한 측면이 있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최석영 FTA교섭대표는 "(두단계로 협상을 구분한 건) 일종의 안정장치로 이해해도 된다"고 설명했다.민간경제연구소 등을 통해 소개되는 한중FTA 파급효과가 지나치게 확대됐다는 점도 꼬집었다. 앞서 삼성경제연구소는 한중FTA 발효 시 국내총생산(GDP)이 2.72%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FTA(0.56%), 한EU FTA(1.02%)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LG경제연구원 역시 "중국과 FTA는 어느 나라보다 국내에서 파열음이 크게 날 수밖에 없다"고 밝힌 적이 있다.박 본부장은 "아직 협상도 시작되지 않았고 설령 협상을 진행하더라도 다양한 '장치'를 통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전제를 어떻게 할지, 어느 조건을 내걸지 등 협상을 해봐야 좀더 구체적인 파급효과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현재 자국 내 수요를 감당할 만큼 충분한 농산물을 생산하지 못해 수입하는 걸로 알고 있으며 중국 농산물을 많이 들여오는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최 교섭대표 역시 "지금의 FTA 경제효과에 대한 분석은 논란이 많을 수 있다"며 "현재 대다수 연구결과는 완전철폐를 전제로 분석하는 만큼 실제 그만큼 파급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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