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몰락하는데 '명텐도'는 지금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일본 닌텐도가 몰락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상에서 이름 지어진 '명텐도'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9년 "우리나라는 왜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만들지 못하냐"는 발언을 하자 네티즌들은 "국내에도 닌텐도와 같은 제품이 이미 나와 있다"고 이 대통령의 발언을 꼬집으며 국내 제품을 '명텐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당시 GPH만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휴대용 게임기를 제조하고 있어 이 회사의 제품이 '명텐도'로 주목받았다.이 대통령이 발언 이후 게임시장이 급변하면서 닌텐도는 스마트폰에 밀려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우리나라는 왜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만들지 못하냐"는 이 대통령이 발언이 2년이 채 안 돼 무의미하게 된 셈이다. GPH 역시 '명텐도'가 외풍에 시달려 고전했지만 다행히 게임기가 아닌 영어학습단말기 사업이 성과를 낸 덕에 몰락의 길은 걷지 않고 있다. GPH는 2009년 18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186억원을 기록,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매출의 상당 부분은 게임기가 아닌 영어학습 단말기인 '깜빡이'를 통해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명텐도 명명 이후 이 회사는 문화관광체육부에서 진행하는 '가치사슬 프로젝트'에 참여, 개발비 일부를 지원받았을 뿐, 정부로부터 어떤 구애도 받지 못했다.GPH는 지난해 8월 의욕적으로 '카누(Caanoo)'라는 이름의 휴대용 게임기를 출시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드웨어는 상당한 수준이지만 즐길만한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GPH는 '카누'를 출시하면서 애플 앱스토어의 모델을 적용해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개발하고 유통시킬 수 있는 오픈마켓 환경을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콘텐츠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 회사의 앱스토어인 '펀지피'에는 현재 60여개의 게임만 등록돼 있다. 닌텐도는 물론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스마트폰과 콘텐츠 측면에서 경쟁이 어려운 셈이다. 다만 이 회사는 유럽을 중심으로 사용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GPH는 게임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PH는 국내 시장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 '카누'를 적극 보급한다는 전략이다. GPH 관계자는 "프랑스 회사와 카누를 유통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라며 "이 계약이 성사되면 유럽에 4만~10만대의 카누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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