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가 버스 움직인다

[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 휘발유도, 경유도, 천연가스도 아닌 음식물폐수(이하 음폐수)로 운행하는 버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이 마법같은 장면이 현실이 됐다. 음폐수에서 나온 바이오가스가 자동차 연료로 거듭나면서다. 환경부(장관 유영숙)는 16일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서 '바이오가스 자동차 연료화 시설(이하 연료화시설)' 준공식을 열었다. 연료화시설은 음식물 쓰레기를 가축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폐수인 음폐수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정제해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시설이다.

16일 국내 최초로 바이오가스 연료를 충전해 유영숙 장관 등 주요 내빈에게 시승행사를 벌이게 될 CNG버스.

연료화시설을 통해 앞으로 하루 약 800t(톤)의 음폐수 바이오가스가 자동차 연료로 거듭날 전망이다. 바이오가스는 1.3km의 이송관을 타고 연료저장 및 혼합시설로 옮겨진 뒤 CNG와 77:23의 비율로 섞여 '마법의 연료'로 재탄생한다. 이 연료는 기존 CNG 비용(899원/㎥)보다 5% 가량 저렴한 855원/㎥에 공급된다.연료화시설에서 정제된 바이오가스는 매립지에 있는 CNG 충전기 4개를 통해 압축천연가스(CNGㆍCompressed Natural Gas) 차량에 연료로 공급된다. 인근에서 운행되는 버스 268대, 청소차 2대 등 총 292대의 차량이 이 '마법의 연료'를 주입받아 운행될 예정이다. 첫 충전은 준공식 이후 일주일 안에 이뤄진다. 연료화시설에서 나오는 정제 바이오가스는 연간 10억여원 상당의 CNG를 대체하는 효과를 낼 것이란 게 환경부 관측이다. 환경부는 지금까지 대기중으로 방출되던 잉여 바이오가스가 연료로 바뀌면 온실가스가 크게 줄어드는 효과도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오 가스는 메탄 함량이 95% 이상으로, 대기 중에 방치되면 본래 부피의 21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한다. 연료화시설에서 하루 6500㎥ 정도 생산되는 정제 바이오 가스가 시설을 거치지 않고 배출되면 연간 총 3만3520 CO2t(온실가스 양 측정 단위)의 온실가스를 만들어낸다. 환경부는 연료화시설 덕에 온실가스가 3만3520 CO2t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환경부 관계자는 "잉여의 바이오 가스를 가치있게 사용한다는 점에 연료화 시설의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정제과정이 필요없는 도시가스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박은희 기자 lomore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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